O.O.O 정규 1집 [PLAYGROUND]
안녕하세요, O.O.O 입니다.
정규 1집 [PLAYGROUND]를 여러분에게 들려 드리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앨범은 사실 무더웠던 지난 여름에 발매하려고 준비한 앨범입니다. 이렇게 차가워진 날에 들려 드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조금 늦어졌지만 오히려 처음 발매를 계획했던 여름날보다는 지금 같은 날씨에 더 어울리는 음악인 것 같아서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삶의 흐름이었던 걸까요?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기존의 ‘Out of office’에서 ‘Out of O’로 밴드명 풀이를 바꿨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우리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이 앨범을 만들며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노래들이 쏟아지는 이 세상에서 이렇게 긴 호흡으로 음악을 만들어도 되는 걸까 하는 물음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지난 EP [GARDEN]에서[PLAYGROUND]로 오기까지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많이 듣고, 고치고, 곱씹은 끝에 그 물음표에 대해 내린 결론입니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을 하자.
완성을 하고 보니 [HOME] – [CLOSET] – [GARDEN]에서 고민해왔던 것들이 [PLAYGROUND]에서 나름대로 이야기를 맺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만 이상한 걸까 - 남들도 똑같은 걸까 - 그러면 우리는 다 이런 걸까 - 그렇다면 우리는 다 이렇게 살자. [PLAYGROUND]를 만들며 ‘나’와 ‘타인’으로 이루어졌던 세계가‘우리’가 되는 흐름 속에 놓여졌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결국 정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노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그렇게 사랑을 말하네.”
밴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꿈에서 살게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것들이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마음껏 뛰놀며 만든 앨범이 [PLAYGROUND]입니다. 어쩌면 각자에게O.O.O라는 밴드는 우리만의 PLAYGROUND겠죠. 아마도 여기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거에요. 결국은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곳이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 다시 바라보면 문득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렇기에[PLAYGROUND]라는 제목은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양면적인 감정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단어 같습니다. 여러분의 PLAYGROUND는 어디인가요?
트랙 별 소개 – 가성현
1.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What We Talk When We Talk About Love)
사람들마다 각자 ‘사랑’ 이라는 단어에 부여하는 무게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사랑하는 마음’ 보다 ‘사랑을 말하는 순간’ 이 더 중요한 것 같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어떤 것이든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하니까요. [GARDEN] 의 ‘나는 왜’ 라는 곡에서 이어지는 기분의 곡입니다.
2. 시소 (SEESAW)
용호에게 “시소 라는 곡을 쓰고 싶어, 시소처럼 기타를 쳐 줘.”라는 말로 시작된 곡입니다. 멤버 모두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평소 가사에 잘 쓰지 않던 말들이 담겨 있습니다.
3. 꽃 (Melancholy)
네이버 히든트랙 넘버 V 를 통해 먼저 들려 드렸던 곡입니다. 이번 앨범에 싣기 위해 전부 재녹음했습니다. 전체적인 연주에서도 꽃이 피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써서 작업했습니다. 꽃을 어떻게 생각하고 듣는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해요.
4. 골목길이 끝나는 곳 (Where The Sidewalk Ends)
집에 이 책이 있었어요. 아마도 엄마가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5. ? (1/2 LOVE)
문득 하트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다가 저걸 반으로 나누면 ?(물음표) 모양이네. 라는 생각에서 만든 곡입니다.
6. 너와 나 (Opposite)
가성현과 장용호가 처음으로 쓴 곡입니다. 앨범에 실릴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 때 그 데모의 어설프고 순수한 느낌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7. 도미노 (DOMINO)
이번 앨범 중 가장 어렵고 힘들게 쓴 곡입니다. 녹음 전날 가사와 멜로디가 완성되었고 녹음 부스 안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불러본 곡이에요. 곡을, 그리고 가사를 쓸 때 보통 제목을 먼저 붙이는 편인데요. 처음엔 슬픈 마음으로 떠올랐던 제목입니다. 모든 게 무너지고 쓰러져야 그때서야 내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보여 줄 수 있을까?라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우리의 첫 번째 정규 앨범에 그렇게 슬픈 마음은 담지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몇 안되는 O.O.O의 긍정적인 사랑 노래가 되었습니다.
8. 숨바꼭질 (Darkroom)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이 가장 무섭습니다.
9. 방, 비 (Drunk again)
‘비가 오는 날에’ 라는 곡이 있어서, 비에 관한 곡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용호가 만든 기타 리프에 비가 담겨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밤, 방에 앉아 술에 젖어서 쓴 곡입니다.
10. 언제나 그랬듯 (Last Will)
어쩌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결국은 다 같은 어려운 하루. 변하는 것은 없지만 그냥 살아가는 것. 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원래 처음 제목은 ‘안녕’ 이었어요. 그래서 앨범 마지막 트랙에 넣었습니다.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요. 안녕.
그리고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여러분들에게,
사랑은 어떤 걸까 한참을 생각하다
한 곡 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