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의 느낌이 뚝뚝 흐르는 3분 40초. 덕인의 두번째 Single [내 욕을 해도 되]를 만나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과거에 여자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주던 남자. 그 남자 이제 그 여자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있다. 무표정하게 건조한 목소리로 그리고 이야기 한다. 내 욕을 해도 된다고 그렇게 해서라도 이별의 아픔이 풀린다면 내 맘이 조금은 편안 하겠다고.. 보컬리스트 이자 Rapper인 덕인의 두 번째 Single [내 욕을 해도 되]로 2013년 봄에 돌아왔다. 첫 Single [너는 꽃]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완전 다른 Concept인 '나쁜 남자 Style'이다. 전작에서 그가 보여주는 랩이라는 것이 단지 보컬의 단조로움을 채우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선 랩을 위한 곡으로 보이며 그의 Skill을 가늠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덕인이란 Musician을 말하기에 앞서서 그가 속한 힙합 Crew Sensitive의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덕인은 센시티브 (Sensitive) 팀에서 리드보컬을 맡고 있다. 센시티브는 2012년 결성 전에 이미 2008년부터 홍대 Wvt Crew라는 이름으로 통해 인디 팬들 사이에서 주목 받는 실력 파 아티스트의 모임이었다. 센시티브는 작년 후반기부터 'Jazz와 힙합의 만남' 이라는 Jazz Hip-hop Concept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덕인은 Sensitive Crew 활동이나, 공연에서 보컬이라는 역할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는 어찌 보면 흔한 R&B 보컬 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돋보이는 이유는 자극적인 바이브레이션이나 기교가 난무하는 음악시장에서 단백 하게 감정의 느낌에만 기대어 노래 부르는 점에 있다.
군더더기를 뺀 목소리는 오히려 싱그럽게 다가오는 기분이다. 이번 곡에선 바로 '독백스타일의 랩'을 주목해야 하는데, 덕인은 처음부터 하나의 톤으로 일관 되게 진행 되는 Tone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곡의 시간에 따른 다른 공간감과 여러 가지의 방식의 Skill을 보여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작사의 돋보이는 구절은 후렴구 인데, 헤어짐의 이유를 상대방의 탓을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탓으로 돌리라고 노래하는 구절의 내용은 다른 가요의 곡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색다른 의외성을 갖고 있고 이 남자를 더욱 나쁜 남자로 만드는 캐릭터 역할을 한다. 음악을 차분하게 듣고 있자면 덕인은 사랑의 상실감을 쭉 풀어 그 감정을 노래하는 것이 아닌 사랑이 끝난 지금의 상황을 빛 바랜 흑백사진의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듯 낮은 톤으로 차근차근 노래하고 있다.
음악 구성은 후렴구 부분의 아카펠라 Part와 덕인의 Voice가 랩과 보컬 사이에서 적절히 치고 들어오는 것이 돋보이며, 드러머 출신의 프로듀서 허미수 특유의 리듬감은 전작 [너는 꽃]에서 와 같이 탄탄하게 살아 음악의 Base한 부분을 보전하고 있다. 항상 열정으로 시작되어 차가운 이별로 끝나는 사랑에 대해 덕인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냉소적인 시각으로 노래한다. 상대방 잘못이 아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라는 그것은 마지막 이별에 대한 그의 배려로 보이기도 하고 이러한 점이 나쁜 남자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실 Single 앨범이라고 하는 Concept은 휘발성이 강하여 MP3에 저장할 음악을 딱히 찾을 길 없는 요즈음 덕인의 두번째 Single [내 욕을 해도 되]는 충분히 오랜 시간 MP3나 핸드폰 안에 저장되어 있어도 좋을 음반이 될 수 있겠다. 이 노래는 이미 찟겨버린 사랑에 대해, 자신의 기억을 흑백사진처럼 남겨달라는, 그리고 사랑의 상대방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갖춘 노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