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예쁜 누렁이]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처음 만난 제시카는 시골길에서 만날 법한 흔한 누렁이였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름을 묻거나 예쁘다며 말을 거는 경우가 있지만 어쩐지 이 누렁이와 함께 하는 동안 사람들은 애써 외면하는 듯 했고 마치 그런 마음을 느끼는 듯 제시카는 무겁고 어색한 발걸음으로 무작정 걸었다. 파주 시골에서 발견된 이 누렁이는 온몸을 뒤덮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랜 병원생활을 하며 입양을 기다렸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반겨 맞아줄 가족을 만나는 일은 기적이 있어야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들 말했다.
지난 봄, 그런 누렁이에게 기적처럼 임시 보호의 기회가 찾아왔고 태어나 처음 따뜻한 집에서 잠도 자고 제시카라는 예쁜 이름도 갖게 되었으며 매일 한강에 산책을 가기도 했다. 그런 하루하루가 지나 처음으로 낯선 사람의 예쁘다는 말을 들은 날,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로 '행복은 이런 걸까' 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제시카는 점점 예쁘고 사랑스러워졌지만 아직 해피 엔딩을 맞이하지 못했다. 입양이 되어 진짜 가족을 만나지 못한다면 언제든 보호소로 되돌아가게 되고 아마도 다시는 세상을 만날 기회가 없을 수 도 있다고 했다.
제시카를 임시 보호중인 Hongjo작가의 그림과 함께하는 '에이프릴'의 이번 싱글은 '늦기 전에 찾아와줘요. 예쁜 누렁이' 라는 가사가 말해주듯 제시카의 속마음을 생각하며 쓴 곡이다. 지난 1년간의 영상으로 만든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제시카의 친구들은 모두 입양이 되어 진짜 가족을 만났지만 사계절의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제시카의 기다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디 꽃처럼 아름다운 봄날, 제시카에게 꽃보다 더 아름다운 가족을 만나는 순간이 찾아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행운이 또 다른 누렁이들, 버려지고 아픈 수많은 동물들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