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의 공백을 깨고 음반활동을 재개한 힙합 프로듀서 'JA (제이에이)'의 컴백앨범 [Lost & Found]
'살롱01'과 '오버클래스'의 일원으로 한 때 한국 힙합씬에서 가장 주목받던 프로듀서 중에 한명이었던 'JA (제이에이)'는 [Double Feature], [90] 와 같은 정규앨범을 평단과 마니아로부터의 지지를 받으며 그 이름을 알려왔다. 더불어 '스윙스', '버벌진트', '정기고', '바스코', '베이식', '사이먼도미닉', '빈지노' 등과 같이 내노라 하는 래퍼 및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가며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음악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살롱01'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고, 그 즈음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은 시디 시장의 붕괴와 컨텐츠 확장의 부재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당시 2세대 한국힙합을 이끌던 단체들 이를테면 '소울컴퍼니', '빅딜', '지기펠라즈', '오버클래스' 등의 이름이 현재는 찾아볼 수 없게 된 것도 그런 이유와 맥락이 닿아있다. 변화 하는 환경에 적응 하지 못한 아티스트들은 음악활동을 그만두거나 음악시장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가기도 했고, 활동을 이어간 아티스트들은 변화하는 시장의 패러다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이에이' 개인에게도 이 때는 변화를 모색해보는 시기였다. 한 음악 장르와 문화 안에서 필요 이상의 고집을 부리며 좁은 세상안에 매몰 되는 주변 사람들에 넌더리가 난 그는 '힙합' 이라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고 싶지 않았고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쌓고 싶어했다. 필요한 학습을 하고 취미활동을 배웠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해 이어갔다. 힙합이 아닌 인디유닛을 결성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발표했다. 음악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으며 한 회사의 일원으로 경영에도 참여해 보았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이어오던 자신의 힙합음악으로 된 음반활동이 사라졌고, 2012년 발매한 리믹스 앨범인 [Shining Moments Director's cut] 이후에 '제이에이' 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작품은 단 한차례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소중한 학습과 경험들을 했던 시간들은 매우 값어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느낀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하고자했던 원하는 음악작업과 활동에 대한 갈망을 멈출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예전처럼 감정의 응어리를 해소할 수 있는움직임이 필요했다. 사운드에 귀 기울이고, 다듬고, 조합하고, 연구하고, 발표하고 등의 과정은 여전히 행복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JA'의 일이었다. 그래서 다시 힙합 프로듀서 제이에이로 활동을 적극적으로 재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3년여만의 컴백앨범은 그 동안의 잃어버린 시간과 흩어진 작업물들은 찾는다는 의미에서 분실물 보관소 라는 뜻의 'Lost & Found' 라는 제목을 붙였다. 'JA' 라는 타이틀을 걸고 앨범을 발매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이어오던 그 동안에 다른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 했던 곡들을 일부 수록했고, 자신이 참여 했던 비트의 곡들을 재해석해 리믹스한 트랙도 보인다.
'제이에이'의 주무기로 보여줬던 기존의 스타일부터 시작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힙합이라는 틀 내에서 보일 수 있는 색깔을 비교적 넓게 펼쳐놓았다. 새롭게 발매하는 앨범인 만큼 주목받는 신인 래퍼들의 이름도 찾아 볼 수 있다. 'QM', '얼돼', 'Syler', 'Debi', 'Roydo' 등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세대들과의 작업의지 또한 엿볼 수 있다.
그가 힙합퍼로 활동하지 않았던 3~4년여의 기간동안 우리나라에서 힙합은 '쇼미더머니'를 필두로 어떤 의미에서 대세가 된 장르가 되었다. 예전 2세대때 그랬던 만큼 엄청난 량의 작업량과 발표물을 쏟아낼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JA (제이에이)' 가 변화된 환경에서도 다시 자리를 잡고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