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E Z Hyoung)' [환기]
"세상 모든 것이 잠에서 깨어 움트는 봄,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방향을 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두 사람. 청록의 계절이 펼쳐지고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도 모르게 그들은 반짝이는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싱그러웠던 두 계절을 지나 서서히 나뭇잎에 붉은빛이 돌 무렵 이미 정해져 있던 것처럼 위기는 찾아오고 이내 모두 떨어져 제각기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그들 역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 흘러가는 시간, 반복되는 네 계절, 돌고 도는 두 사람의 관계. 이 모든 것은 그저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이지형'의 첫 번째 EP [환기]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찰나의 감정, 순간의 이야기를 묘사한다. 또한, 각 곡마다 지니고 있는 계절의 심상은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닌 마음, 사랑, 기억 등 여러 순환을 그리며 한데 어우러져 앨범 전체 고유의 분위기를 탄생시켰다. 본 앨범의 작업방식 또한 그러하다. 개별적인 작업을 통해 만든 결과물을 하나로 모은 것이 아닌 앨범의 모든 곡을 한 덩어리의 감정 그 안에서 모두 써 내려 갔다.
첫 번째 트랙 "환기"는 봄을 떠올린다.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찾아올 순간을 맞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을 청량한 사운드로 풀어냈다. 이어지는 타이틀 곡 "I Feel Good"은 가을이다. 저릿한 마음과는 정반대로 담담하게 "I feel good"(난 괜찮아)이라고 말하며 이별의 슬픔과 체념 사이를 맴돈다. 세 번째 곡 "사랑은 타이밍"은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풍성한 악기 구성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곡 제목에 걸맞은 싱그러운 여름의 분위기를 그려냈다. 다음 곡 "무슨 일일까"는 건반과 첼로 단 두 개의 악기로 이별의 슬픔을 더욱 저릿하게 풀어내 겨울의 쓸쓸함을 극대화했다. 봄, 가을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Love Again"은 마치 다른 사람이 돼버린 것처럼 어색함만이 맴도는 두 사람의 변해버린 관계를 처량하리만큼 솔직한 가사로 담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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