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리뷰) 밴드 '아프리카' 정규 4집 [길 위에서]
...이제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정식 성인이 된 스무 살의 아프리카는 이번 음반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본다. 낙담을 종용했던 지난 시간들은 성숙이라는 나이테를 수록된 음악 가운데 진하게 새겨 넣었다. 그런데 분명 자신들을 돌아보는 가사인데도 불구하고 한마디 한 소절이 마치 청자의 처지를 대변하는 듯 공감되지 않는 구석이 없다. 어쩌면 이번 음반에서 '아프리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힘들지? 수고했어.라고 건네는 가슴 따뜻한 위로와 독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인 사운드에 있어서는 그 시작부터 고집스럽게 이어오는 시원스레 호방한 아메리칸 하드록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보컬이 그리는 편안한 멜로디 라인은 이러한 밴드의 의도를 전달하는 데 적절하게 안배됐다. 그렇게 전작에서의 실험성은 이물감 없이 전체 사운드에 스며들었고, 의도적으로 힘을 뺀 멜로디 속에서 '아프리카'의 메시지는 오히려 살아 꿈틀대며 청자에게 흡수된다. (결성 20주년, 밴드 스스로와 청자에게 건네는 독려와 위로) 중에서_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2018년 결성 20주년을 맞이하는 '아프리카'가 이를 기념하는 정규 4집 [길 위에서]를 발표한다. 2013년 정규 3집 [Dreamer] 발매 후 약 5년 만인 이번 앨범은,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이제 정식 성인이 된 '아프리카'가 결성과 동시에 쉼 없이 활동해온 '아프리카'의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의지와 염원을 표현한 곡들로 구성되었다.
멤버는 데뷔부터 밴드를 지탱하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 드럼 '정현규'와 자타가 공인하는 이 방면 최고의 보컬리스트 '윤성', 그리고 3집 음반부터 다시 합류한 기타 '조건호'로 변함없지만, 현재 공석인 베이시스트 자리에는 오랜 시간 공연을 통해 호흡을 맞춰온 '크림(Cryim)'의 '유현진'이 세션을 맡았다.
사운드는 안정적이며 밝고 따뜻하다. 총 8곡의 수록곡들은 록발라드, 포크 록, 팝 록, 올드 스쿨 록큰롤까지 록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표현하고 있다. 보컬은 고음의 사용을 줄이고 드럼과 기타는 화려한 테크닉 보다는 안정적인 팀워크와 탄탄한 기본기로 깊이 있는 사운드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록 마니아를 비롯한 다양한 감상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대중적인 사운드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디자이너 우정훈 이 담당한 아트워크의 콘셉트는 Infinity Triangle이다. 틀에 박혀 영원히 이어지는 무한의 삼각형을 깨는 그림은 결성 20년을 맞았지만 타성에 젖지 않고 꾸준하게 앞을 향해 나가려는 밴드 '아프리카'의 모습이다.
(수록 곡 소개)
1. 멈추지 마 (작사 윤성,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시원한 기타리프로 포문을 연다. 좌절하고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결국 모든 건 지나가기 마련. 후회하지 않도록 제발 멈추지 말 것을 응원하는 밝고 흥겨운 분위기의 하드록.
2. 바라는 대로 (작사 윤성,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외롭고 힘든 길이라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면 힘들지 않다. ‘살아가는 동안에 꿈을 꾸는 그대로 이루며’ 이대로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다짐을 담은 힘 있는 올드 스쿨 록큰롤.
3. 나나나2 (작사 정현규,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하몬드 오르간과 어쿠스틱 기타의 바운스 있는 리듬에 단순하고 반복적인 코러스 라인 중심이 된 올드스쿨 포크 록. 정규 2집 수록곡 ‘나나나’의 두 번째 버전으로 한번 들으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곡. 늘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자문하며 꿈을 찾아 방황하는 삶이지만, 이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표현했다.
4. 이별 (작사 윤성,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첼로와 바이올린의 실내악 편성에 보이스만으로 채워지는 담백한 발라드. 이별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한 곡으로 아름다운 가사에 힘을 뺀 윤성의 보이스, 절제된 실내악 연주는 청자로 하여금 깊은 감상에 젖어들게 한다.
5. 카피캣 (작사 윤성, 작곡 조건호, 편곡 A-FRICA)
남의 창작물을 모방하여 노력의 결과물을 가로채는 사람들을 사람과 밀당 하는 고양이의 행동 묘사를 통해 재미있게 표현한 곡. 기타리스트 조건호의 곡으로 공격적으로 휘몰아치는 기타리프의 전형적인 하드록.
6. 길 위에서 (작사 윤성,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지난 2016년 겨울, 수많은 시민들의 손에 들려 차가운 거리 위를 뒤덮었던 촛불의 물결을 소재로 한 강렬한 하드록. 보컬 윤성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강렬한 연주는 그날의 뜨거움을 상기시키며 듣는 이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아프리카의 오랜 팬이라면 분명히 손에 꼽을 만한 명곡.
7. 돌아봐줘 (작사 윤성,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어쿠스틱 기타사운드 중심의 예쁘고 가벼운 컨트리 뮤직. 어른이라는 이유로 참고 외면해야 했던 모든 것들에게 보내는 편지. 늘 주위를 돌아보며 소중한 것을 잊지 않고 살자 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8. 내가 가진 건 (작사 정현규, 작곡 정현규, 편곡 A-FRICA)
앨범의 서브타이틀 곡으로 ‘힘든 시간 견뎌온 모든 분들께 바치는’ 아프리카의 마음을 담은 미들 템포의 팝 록. 윤성의 가창력이 빛을 발하는 곡으로 특히 후렴구의 합창은 이 곡의 작곡자인 드러머 정현규의 오랜 친구들이 함께해 뭉클함을 자아내며 앨범의 대미를 장식한다.
아프리카 정규4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