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사랑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을 대변하는 깊고 진한 울림
오래 기다린 '이건율'의 첫 미니앨범 - [또 다른 이야기]
이건율이 데뷔 후 첫 미니앨범 [또 다른 이야기]로 새로운 발돋움을 했다. 작년 9월 첫 싱글 앨범 이후 약 2개월마다 이어진 이건율의 이야기 프로젝트는 "어쩌면", "그리고", "이제는" 순으로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을 노래했다. 그리고 그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첫 미니 앨범 [또 다른 이야기] 역시 이건율이기에 가능했던,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평범하지만 절대 따분하지 않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또 다른 사랑과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을 포괄해 대변하는 이건율의 [또 다른 이야기]는 그간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또 다른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새로운 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또 다른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너무 단순하고 흔해서 지나쳐 버릴 수 있지만 되려 그 순간,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돼 버리게 한다. 혼자 시작한 사랑과 설렘의 허무한 끝, 받기만 한 사랑 속의 뒤늦은 후회 그리고 나에겐 있지 않을 것만 같던 내가 끝내버린 사랑. 이 모든 이야기는 돌고 돌아 결국 온전히 나에게로 와 나의 또 다른 이야기로 확대되고 있다. 결코 어렵지 않고 과하지 않은. 착하면서도 친근하고 솔직한, 그래서 잊을 수 없는 목소리. 그렇기에 흔한 사랑과 이별노래를 마음으로 한 층 더 와 닿게 하는 [또 다른 이야기]의 새로운 페이지, 이건율이다.
[Track comments]
1. "마주보고 안녕"
이번 타이틀곡인 "마주보고 안녕"은 인트로의 익숙한 피아노 선율이 귓가를 진하게 울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 보고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는 고통만큼이나 비등하다. 늘 그렇듯 혼자 하던 사랑 뒤에 혼자 하는 이별도 결국엔 이별인 것처럼 마주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을 맺기로 결심한다.
2. "내가 뭐라고"
알 수 없는 너의 마음에게 보내는 독백 같은 노래로 짝사랑을 하는 착한 남자의 다소 자학적인 뒤 늦은 후회들이 담겨있다. 절제된 나일론 기타 소리와 함께 곡을 묵묵히 이끌어 오다가 2절에서는 건반, 베이스, 드럼이 함께하며 이건율의 감성적인 보컬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3. "고마웠었어"
받기만 한 사랑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된다. 심지어 떠날 때도 몰랐던 사랑은 지나간 후에야 익숙함이 아니라 소중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메말랐었던 사랑에 대한 뒤 늦은 후회 속에 반성만이 맴돌기 시작한다. 지금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그 소중한 사랑, 이제라도 고마웠다고 혼자나마 쓸쓸히 외쳐본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로 쓸쓸함이 더 느껴지는 곡.
4. "잔인한 계절"
잊을 수 없어 하염없이 흘려 보내야 했던 그 잔인한 계절. 그 계절들을 몇 번을 돌고 돌아도 옭아매는 아픈 기억들과 그 사람. 자신을 바보로 칭할 수 밖에 없던 반어적 표현들. 그 사이를 피아노와 클래식 기타라인이 전체적으로 곡을 리드해나간다
5. "이런 놈"
이별을 준비하는 남자의 내면을 들여다 본 듯한 깊은 상념이 담겨 있는 요즘 보기 힘든 스탠다드 발라드곡이다. 서로의 관계가 서서히 끝을 향해가는 것을 깨닫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을 끊어내기로 마음을 먹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결국은 이별을 선택하는 아픈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