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JAY [After Summer Day]
LP 노이즈, Bossanova 드럼과 Earth wind & Fire, Ramsey Lewis를 떠올리게 하는 재즈기타 소리, 브러쉬 소리가 차례로 나오고 Bell Tree, Chime Bells, 심벌 소리가 여름밤 호텔라운지 분위기에 황금빛을 뿌린다. 그러다가 베이스라인이 바뀌면서 상황이 로맨틱하게 바뀐다. 너무 달콤하면서도 아련해서 목이 메는 기분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마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원시인의 뼈가 공중으로 올라가서 우주선으로 바뀌는 장면처럼, 여름밤의 브라질리언 낭만이 우주공간에서 Wall-E 와 Eva 가 나누는 사랑의 비행으로 바뀐다. 리드 솔로가 (Pharoah Sanders의 신비함과 Kool & the Gang스러운 표현을 천재적으로 섞었다!) 황홀함을 노래하며 절정을 통과하면 윤석철의 부드러운 연주(모든 것을 위로 해주는 우아한 겸손과 친절이 담긴)를 타고서 우리는 천천히 땅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한번 더 우주여행...잊을 수 없는 마지막 순간처럼. 노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아름답고 낭만적이여서 차마 보내기 아쉬운 여름, 하지만 멈추지 않는 시간을 따라밤으로 멀어져가는 여름이 남긴 달콤한 맛과 냄새를 어쩐지 벌써 추억하게 된다. 낭만이란 어려움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기에 그 두가지 맛이 같이 난다. 그리고 두가지가 함께 빚어낸 멋이 고상하게 풍겨 나온다. PEEJAY의 음악에는 늘 품위있는 멋이 담겨있지만, [After Summer Day]는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소홀한 취급을 받아온 '낭만'을 빛나는 유리잔에 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