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y me down]에 이어지는 '벤케노비'의 2016년 두 번째 싱글
물끄러미 무언가를 갈구하고자 하는 시적 감성의 가사는 곡을 아우르는 차근차근한 '벤케노비'의 읊조림과 맞닿아 음악을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타이틀 "물끄러미"는 사운드 면에 있어서 이전 '벤케노비'의 곡들과 차이를 보인다. 메인이었던 어쿠스틱 기타의 사운드가 거의 들리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드럼 리듬과 비트에 있어서도 어쿠스틱함과는 거리가 먼 사운드를 들려준다. 밴드/공연 활동을 거의 중지하다시피 쉬고 있는 '벤케노비'에게 당연한 행보인 것도 같다. 대중가수와 언더그라운드 밴드에게서 대조적으로 흔히 느끼는 상이함을 무색하게 만들려는 듯, 곡은 다채로운 사운드로 무장해있고, 변조의 곡 구성 및 템포의 변화를 통해 신선함을 꾀하고 있다. 6분에 가까운 플레이 타임은 '벤케노비'의 이런 시도를 반증하는 것 같다. 마지막 내지르는 '벤케노비'의 청아한 목소리는 곡의 마지막에 이르러 다양한 악기들과 조화되며 노래의 웅장함을 더없이 표출한다.
첫 트랙 "Black & White"에서는 조를 간음하기 힘든 무작위적 기타 연주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양이의 울음 및 아침을 여는듯한 청아한 벨 소리 등을 가미하며 재치 넘치는 악곡을 선사한다. 자의적 발상을 악곡에 옮기려는 '벤케노비'의 시도가 눈에 띄는 트랙이다.
"My eagle Blackie"는 타이틀곡을 무색하게 만드는 훌륭한 트랙이다. 6분이 넘는 러닝타임에 '벤케노비' 특유의 사운드라 할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와 벤의 목소리가 이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1분이 넘는 반복적이고 중독성 넘치는 곡의 후렴구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곡의 색조에 무게감을 싣는다.
이전 앨범들의 완성도도 뛰어나지만, 2016년 두 싱글 앨범 [Bury me down] 과 [물끄러미]는 '벤케노비'의 음악적 성숙도와 숙고의 시간을 보여주는 앨범이 될 것이다.
2016.10. 발매 /싱가야레이블(Singuya)
Ben Kenobi
benkenobimusic.com
Singuya Label
singuya@gmail.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