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오늘을 노래합니다, '코가손' [오늘의 할 일]
2015년 [오늘부터]로 밴드씬에 등장한 '코가손'은 단시간에 존재감을 알리는데 성공하며 활동 3년 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2017년에 들어선 이들이 매일 마주한 "오늘의 할 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몇 차례의 멤버 교체와 밴드 포맷의 변화를 겪으며 정체성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간들도 보내야 했다. 현재의 4인조(김원준, 이기원, 천용산, 오민혁) 체제를 갖추고 처음 발표하는 이번 EP [오늘의 할 일]은 그러한 고민의 시간이 담겨 있는 결과물로서 '오늘'에 방점을 찍고 내일을 향해 가는 '코가손'의 다짐이기도 하다.
기타를 중심으로 잘 짜인 'POP'을 추구해왔던 기조는 잃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하는 멤버들의 조합은 자연스레 완성도 높은 결과로 이어졌다. 새로운 기타리스트의 합류로 더해진 다양한 리프로 사운드는 한층 풍부해졌고, 쓰임새가 늘어난 코러스와 새로운 멤버들의 활력 있는 연주는 '코가손'의 음악에 새로운 색깔과 생생한 생명력을 더한다. 밴드의 변화는 음악을 더 잘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설명하는 이들은 비로소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타이틀곡 "여름 안에서"는 앞으로 '코가손'이 보여줄 새롭고 다양한 모습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이다. 지난 겨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람을 희망하며 만들었다는 이 노래는 찌그러진 기타의 드라이브 톤을 자주 사용했던 이전과 달리 찰랑거리는 기타의 가벼운 질감으로 제목 그대로 여름의 청량함을 들려준다.
생각해보면 항상 어딘가의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코가손'은 이 앨범을 통해 한층 더 순간에 충실한 오늘을 말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하찮아질 일들은 내버려 두고 일단 오늘의 할 일을 하자고. 다들 거창한 미래를 말할 때 근사한 하루치의 사치를 꿈꾸던 서툰 어른들은 여전히 이렇게나 대책 없이 유치해서 안심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