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정 음반 중 가장 희귀한 아이템인 2집 앨범으로 그녀의 첫 창작곡이 수록된 음반.
가을 시즌 송 '지다 남은 잎새' 와 '세노야 세노야'를 비롯해, 팝 스타일의
'바람아', 포크에 한정되지 않은 성량과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둥글둥글 한세상',
그리고 싱어송라이터의 재능을 과시한 '내님의 목소리' 가 수록된 수작.
윤희정 음반 중 가장 희귀한 2집 골든 스테레오 :
‘한국의 빌리 할리데이’를 꿈꾸는 윤희정은 오랫동안 재즈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했다. 그녀는 방송사의 노래자랑대회를 통해 포크 가수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데뷔 시절부터 넓은 음폭과 남성 못지않은 폭발적 가창력을 선보여 청자들의 귀청을 얼얼하게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포크가수에서 재즈가수로 변신을 이룬 음악이력으로 인해 그녀의 데뷔시절 대중가요 LP앨범들은 희귀 아이템으로 대접받는다.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난 윤희정의 본명은 김명희이다. 인천 인성여중 시절부터 홀로 익힌 기타와 노래 실력으로 입소문을 탔던 그녀는 인성여고 시절에는 인천 YMCA에서 레크레이션 송을 지도했던 교내의 유명 인사였다. 당시 그녀의 고3 담임선생이었던 SBS 인기드라마 '은실이'의 작가 이금림은 윤희정의 노래에 반해 수업 시작 전에 항상 노래를 부르게 했다. 당시 그녀는 소울 블루스와 흑인 영가를 좋아했고 즐겨 불렀다.
윤희정은 지구레코드사에서 주최한 아마추어 노래자랑대회에 동생 김명혜와 함께 출전해 우승하면서 대중가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본명이 아닌 예명을 사용한 것은 당시 이름이 같은 가수와 연예인이 3명이나 동시에 활동하고 있었던 탓이다. 그녀가 단숨에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1971년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린 제1회 KBS배 쟁탈전 전국노래자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사실 윤희정은 11월 마지막 주에 펄시스터즈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불러 탈락했었다. 승부욕이 남달랐던 그녀는 12월 첫 주에 자작곡 '눈 감으면'으로 재도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근성을 보여주었다.
연말 결선무대에서 그녀는 양희은이 먼저 발표한 포크송 '세노야 세노야'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후 반년동안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윤희정은 1972년 5월 봄에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제법 반응이 뜨거워 아세아레코드는 그해 가을인 9월에 2집을 연속 제작했다. 45년 만에 재발매된 바로 이 앨범이다. 이 음반은 데뷔시절의 모든 LP음반이 희귀하기로 정평이 난 윤희정 음반들 중에서도 가장 구하기 힘든 레어 아이템이다.
사실 이 앨범은 10곡의 수록곡 중, 고띠에의 시에 작곡가 김기웅이 준수한 멜로디를 덧칠한 '지다 남은 잎새'와 '바람아', '둥글둥글 한세상' 그리고 윤희정의 자작곡 '눈 감으면'과 '내님의 목소리'까지 신곡은 5곡에 불과하다. 준비기간에 짧았던 탓에 모자라는 곡은 전작에 수록되었던 김광희의 곡 '세노야 세노야', 전석환의 곡 '버들피리', 손진아의 곡 '보리피리', 번안곡 '즐거운 시절'과 '내님아'을 재 수록했다. 그렇지만 '버들피리'는 많은 포크가수들이 리메이크한 한국 포크의 숨겨진 명곡이다.
가을향기로 가득 찬 재킷에 어울리는 가을시즌 송인 타이틀곡 '지다 남은 잎새'는 정갈한 피아노 연주 인트로가 귀를 잡아끈다. 1집에서 들려준 포크 질감과는 사뭇 다른 리듬감과 슬픔이 공존하는 팝 스타일의 '바람아', '둥글둥글 한세상'은 윤희정이 포크에 한정되지 않은 성량과 표현력이 풍부한 보컬리스트임을 증명한다. 이미 1집에서 팝송을 직접 번안해 문학적 재능을 보여준 그녀는 이 앨범에서 자작곡 '눈 감으면'과 통기타 소리가 영롱한 '내님의 목소리'를 통해 싱어송라이터의 재능까지 과시한다.
1975년에 정규 3집까지 발표한 윤희정은 서울 소공동 라이브클럽 라스베가스를 주 무대로 활동했다. 연예인 교회에 다니며 성가에 매료된 그녀는 1980년대에 가스펠 가수로 전향했다. 그러다 1990년에 만난 한국 재즈이론의 대가 이판근을 통해 재즈 가수로 변신을 이뤄냈다. 음악적 영역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윤희정은 음반과 다양한 공연활동을 통해 2001년 백상예술대상 인기상까지 받았다.
이번에 재발매된 윤희정 2집에서 대중이 기억할 노래는 가을시즌 송으로 지금도 회자되는 '지다 남은 잎새'과 '세노야 세노야'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녀의 LP들 중 가장 희귀하고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천연기념물만큼이나 희소했던 시절에 발표한 그녀의 첫 창작곡이 수록된 음반이라는 점은 희소함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 /글=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한국대중가요연구소 대표
앨범 사양
- 500매 한정반
- 인서트와 OBI 포함
- 24비트 디지털 리마스터링
- 커버 LP 미니어쳐 사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