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슬릭 지지' [DANCE WITH ME]
이번에 발표한 "Dance with me"는 방황하는 사람에 대한 곡입니다.
밤새 춤을 춰도 낯선 사람과 함께 밤을 보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늘 느끼며 사는 사람의 이야기에요. 곡의 가사에 "나는 어디로 돌아가지, 나의 집을 찾을 수가 없어." 라고 나와 있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건 아니겠죠. 누워 잠들 수 있는 잠자리는 어디든지 있지만 정작 몸과 마음이 함께 누울 자리가 없는 사람인 것이죠.
영화 '비우티풀(Biutiful)'에 제 노래의 가사와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주인공 하비에르 바르뎀의 전 부인으로 나오는 마리셀 알바레즈가 맡은 마람브라 역이죠. 아이들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고 전남편의 형과도 잠자리를 하고 감정표현이 과장된 불안한 사람입니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맡은 욱스발이 처음엔 저의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서 한참 마음이 아프고 슬펐는데 되돌이켜 볼수록 정말 불쌍한 사람은 마람브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욱스발은 결국 죽어서 아버지도 만나고 어찌됐든 현실의 걱정꺼리를 점점 망각하고 평안을 얻어가는 것처럼 표현되지만 마람브라는 여전히 불안하고 현실의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자기 자신을 학대하며 살게 될 거란 절망감이 영화에 깔려 있었어요.
"댄스 위드 미"는 말 그대로 댄스곡이기도 하지만 우울한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밤새 춤을 춰도 즐겁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인 거지요.
"댄스 위드 미"는 원래 모 가수분께 의뢰를 받아 만들었던 곡입니다. 곡은 만들었지만 발표는 어렵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곡에 애착이 많이 생겨서 나중에 발표하고자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Sleek Jeezy'를 만나게 되어 제가 하지 못하는 분야인 댄스음악 스타일로 편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leek Jeezy'는 지난 1월에 발표한 싱글 [59-10]을 믹싱, 마스터 하면서 만나게 된 랩퍼이자 작곡가인데 "댄스 위드 미" 비트 메이킹한 샘플을 듣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함께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작업하게 될 것 같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