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reed) 가 달린 대부분의 악기를 연주하는 알프레드 하르트는, 크리스 커틀러 (Chris Cutler) 와 캐시버 (Cassiber), 존 존 (John Zorn), 프레드 프리스 (Fred Frith), 윌버 모리스 (Wilber Morris), 페테르 브뢰츠만 (Peter Broetzmann), 데이빗 머레이 (David Murray) 등 세계 최고의 즉흥 연주자들과 함께 했고, 하이너 괴벨스 (Heiner Goebbels) 와 이루었던 오랜 기간의 공동작업은 가장 잘 알려진 그의 경력일 것이다. 하르트의 작품은 엘리엇 샤프 (Elliott Sharp) 가 선곡한 '스테이트 옵 디 유니언 (State of the Union) - 최신판'에 수록되었으며 일본의 탁월한 실험주의자 오토모 요시히데 (Otomo Yoshihide) (턴테이블, 기타 등을 연주하는 그라운드 제로 ground zero의 리더)는 하르트/괴벨스의 공동 작품을 샘플링하기도 한다.
2002년 봄, 하르트는 한국인 아내와 함께 서울로 이주했고 이후 트럼펫 연주자인 최선배를 비롯한 정상급 한국인 즉흥연주자들과 연주,녹음을 해왔다. 그 중 가장 최근의 것은 최선배,김은영(해금), 김규형(북)과 함께 하는 '앙상블 내일'이다. 얼마전 박창수가 주관하는 하우스 콘서트에서도 공연한 이 그룹은 전위 재즈와 국악을 혁신적으로 결합하는 연금술을 펼친다. 또한 하르트는 홍익대 앞 시어터 제로에서 공연된 발레 '수성Mercury'에서 음악을 맡았고 제 9 회 죽산 국제예술제에서 최선배, 조 포스터 Joe Foster 와, 2002년 판아트 현대음악제에서 최선배, 박창수와 함께 연주했다.
오랜 기간의 전위-즉흥음악 활동에도 불구하고 하르트는 자신의 음악적 성향이 간단히 규정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의 취향과 음악적 색깔은 실로 다양하다. 알프레드 하르트는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40년 간 연주해왔고 전통적인, 그리고 전위적인 재즈계 모두에 널리 알려져있다. 그는 밴드의 리더이자 극-영상음악의 작곡가이며 회화, 비디오, 설치 미술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라디오 플레이를 작곡했고 2001년 뉴욕 비전 페스티발 the 2001 Vision Festival in New York 을 비롯한 여러 국제 페스티발, 전시회에도 참가했다.
DVD : T_error + CD :kr./.jp
이미 두 장의 앨범을 한국에서 발매한 하르트는 그간의 관심사를 꾸준히 발전 시켜 한국이라는 나라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와중에 얻게 되는 역사적 사실과 한일관계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 고민의 결과물로서 발표된 본 앨범(DVD+CD)은 그의 모국인 독일이라는 나라가 역사 속에서 저질렀던 과오를 반성하는 방법과 일본이 행하는 방법간의 차이에서 오는, 독일인이자 한국인인 그가 느끼는 이질감을 드러내는 장치로서 작용한다. 그가 전세계적인 오랜 연주활동 중에 꾸준히 수집해놓은 서울, 독일, 일본간의 이미지들은 끊임없이 중첩이 되고 그의 다양한 사운드 스펙트럼을 반영하듯 수집된 영상들은 분절되고 분절된 소리와 이미지들은 다시 중첩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 정치적 선언을 하는 듯 했지만 오히려 어떤 딱딱한 강령 같은 선언보다는 이미지와 사운드를 하나의 조각처럼 빚어놓고 마치 자신이 느끼고 있는 어떤 상상과 감각을 청자와 함께 평화적으로 공유하기를 더 바라는 것 같다. 과연 음악을 통한 역사적 성찰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우리와는 태생적으로 조금은 다른 시각일 수 밖에 없는 그의 고민들을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slowalk ....
![](http://i.maniadb.com/images/btn_back.gif)
![](http://i.maniadb.com/images/btn_more.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