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속에서 만들어낸 필연,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2016년의 루키, '안다영 밴드'가 밴드 체제로 처음 발표하는 EP 앨범
이번 새 EP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필연]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안다영'으로부터 시작돼 지금의 밴드 체재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넓은 품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선공개로 발표한 곡들 외에 어쿠스틱한 요소를 담아 라이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살려낸 곡들이 만나 엮인 한 권의 단편집이기도 하다.
모두 90년생으로 구성된 이들이 표현해내는 젊음의 정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뜨겁고 빠른, 터져버릴 것 같은 그 무언가와는 성질이 다르다. 본인들을 스스로 '느린 춤'에 비유하는 이들은 익숙한 도시적 풍경들과는 조금 다른,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곡에 풀어냈다. 한 눈에 담기보다 한 발짝 떨어져 풍경을 바라보듯 훑어내고 싶은 7개의 트랙들은 듣기 좋은 소리를 추구하되 불필요한 자극을 덜어낸 시도와 함께 심상을 살갗으로 느껴지는 질감으로 옮겨 담는데 집중했다. 마치 물 위에 떨어진 꽃가루가 끝없이 움직이듯 리버브감 짙은 음악은 목적지 없는 연기처럼 퍼져 공간을 채워낸다.
음악을 듣는 것은 피동이 능동이 되고, 때론 무의식에서 의식의 세계로 걸어나가는 일이다. 만남으로 피어오른 사건이 '현상'이 되는 순간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글: 두은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