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는 여름이다? 겨울에도 레게다!
"1LOVE WINTER PROJECT"
2016년 음반시장의 트랜드 중 가장 색다르고 눈에 띄는 핫 키워드는 바로 '레게' 가 아니었을까
원더걸스가 지난 여름 '레게팝' 이라는 장르의 곡을 발표하며 정상에 올랐으며, 지소울, 오마이걸 등 많은 아티스트가 레게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 묵묵히 레게의 길을 걷고 있는 스컬&하하는 3월 전세계 레게신의 거장 'Stephen Marley' 와의 콜라보를 성사시켰고, 심지어 레게의 본고장인 자메이카에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많은이들을 놀라게 했다. 2016년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레게를 접할 수 있었던 해 였다.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겨울 시즌 노래들을 레게를 기반으로 새롭게 편곡한 겨울 프로젝트 앨범 '1LOVE-WINTER' 은 한국 레게를 대표하는 뮤지션들과 요즘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돋보여 더욱더 눈길을 끈다. 타이틀 곡 "화이트"는 핑클의 기존 색을 유지한 채, 하하와 엠타이슨 특유의 레게 감성과 오마이걸의 상큼하고 풋풋한 보이스가 어우러 지면서 신나고 따듯한 편곡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한국 레게의 대표주자 스컬과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타린의 이색적인 조합과, 또한 요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큰형님 김반장, 스카밴드 킹스턴루디스카와 멜로디데이 여은의 콜라보, 킹콩 뉴올과 샛별까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감싸줄 이번 프로젝트 앨범은 하하, 스컬을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레게 뮤지션들이 ‘레게는 여름이다’라는 공식을 탈피, 가장 주목받는 여러 아티스트와 새로운 리메이크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01. 화이트 (White) (Feat. 엠타이슨)
1999년 발표된 핑클의 "화이트"가 힙합 리듬에 기초했다면 하하와 오마이걸의 2016년 버전은 다운비트에 강세를 주는 기타 주법이나 스틸 드럼, 젬베 등의 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레게 리듬으로 재탄생 됐다. 브라스와 트랜디한 신스 등을 사용한 풍부해진 사운드로 곡의 다이나믹함은 극대화 하되 핑클이 원곡에 담아냈던 겨울 연인의 사랑스러움과 낭만은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 핑클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포인트라 생각한다. 편곡을 맡은 WiiKEED (Mus10, Santa Klaus)는 하하 특유의 허스키한 중저음 보이스는 달콤하고 부드럽게, 오마이걸의 보이스는 더욱 화사하고 상큼하게 곡에 녹아들 수 있도록 악기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랩 피처링을 맡은 엠타이슨은 국내 유일의 Dancehall Deejay 답게 자메이카식 랩으로 오마이걸의 멤버 미미와 리드미컬하게 랩을 주고 받았다. 올해 여름 오마이걸의 싱글 "내 얘길 들어봐 (A-ing)"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하하와 오마이걸은 이번 작업에서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어 녹음을 즐겁고 수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대중들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가요스타일의 레게로 화이트를 재해석한 하하, 오마이걸, 엠타이슨 그리고 WiiKEED는 "겨울에만 느낄수 있는 특별한 온도 '따스함' 과 여름이 주는 '싱그러움' 을 동시에 느끼시면서 모든 분들이 행복한 겨울을 보내시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02. 언제나 겨울
겨울은 누군가에게 낭만의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혹독하고 쓸쓸한 계절이기도 하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언제나 겨울"은 처절하고 절박하고 쓰라리고 절실한 후자를 표현한 곡이다. 리메이크의 편곡을 맡은 프로듀서 박범은 레게의 기본에 충실한 편곡을 선보였다. 봄여름가을겨울 특유의 절제된 담담함은 유지하되 템포를 올려 원곡의 무게감을 살짝 덜었다. 군더더기 없고 호소력 짙은 스컬의 보컬은 연인에 대한 진실된 감정을 풀어냈다. 원곡에는 없는 스컬의 랩 파트는 곡의 묘미. 듀엣을 이룬 싱어송라이터 타린은 담백한 보이스로 리스너들이 겨울의 한복판에서 잠시나마 감상에 젖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스컬의 목소리를 따뜻하게 감싸며 위로를 건넨다. 그 뒤로 눈처럼 쌓이는 은은한 패드와 겨울바람처럼 연주되는 현이 듣는 이의 감정선을 뒤흔든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원곡과 스컬의 리메이크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곡 전체를 아우르는 남성적인 느낌이다. 다르면서도 같은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좋은 감상포인트가 될 것이다.
03. 이 겨울에
2000년 발표된 디바의 "이 겨울에"는 뉴올과 킹콩에 의해 완전히 다른 옷을 입었다. 편곡을 맡은 뉴올은 원곡의 마이너 조성을 메이저로 바꾸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트로피컬 하우스의 요소를 응용해 리스너들이 한 겨울에도 여름의 생기를 한껏 느낄 수 있게 재해석했다. 또한 원곡의 주제였던 헤어진 연인과의 '슬픔' 을 살짝 비틀어 시간이 지난 뒤 오래 전 헤어진 그 연인을 떠올리며 느끼는 ‘그리움’으로 풀어냈다. 킹콩과 뉴올은 마치 영화 시퀄(Sequal)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 속편 같은 곡을 완성했다.
04. 하얀 겨울
미스터 투의 "하얀 겨울"이 우리나라 대표 스카밴드 킹스턴루디스카를 만났다. 알다시피 원곡은 감미로운 사운드와 애절한 가사로 인상적인 곡이다. 킹스턴루디스카는 이 감성을 지키기 위해 ‘레게=신나는 음악’ 이라는 편견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과감한 시도를 선택했다. 오르간 Bubble 주법과 다운비트에 강세를 주는 레게의 대표적인 기타 주법 등으로 정체성을 적절히 지키는 한편 곡의 포문을 여는 브라스와 벨로 하얀 겨울의 메인 멜로디 테마의 감동을 그대로 담았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무엇보다 듣는 이들이 느끼게 될 따뜻함에 집중했고 이에 부드럽고 잔잔한 80년대 레게 사운드를 선택했다. 빅밴드인 만큼 전 멤버의 세션으로 연주, 녹음해서 작업을 진행한 결과물은 마치 함박눈이 내리는 날 작은 소극장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하얀 겨울의 레게 리메이크 버전에는 특별히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의 수록곡 "이젠 잊기로 해요"를 불러 화제가 된 멜로디 데이의 보컬리스트 여은이 킹스턴 루디스카의 메인 보컬리스트 슈가석율과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었다. 두 보컬리스트 모두 하이톤이 특징이라 자칫 부딪힐 우려가 있었지만 2절부터 만들어내는 하모니에서 본격적으로 호흡이 빛을 발한다. 톡 쏘는 슈가석율의 보컬을 여은이 부드럽게 감싸며 섞이는 순간들과 브릿지의 트럼펫 솔로 연주는 애잔한 감동을 주는 이 곡의 주요 감상포인트 중 하나다. 킹스턴 루디스카와 여은은 레게 리듬과 함께하는 행복한 하얀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05. 겨울비는 내리고
앨범에서 가장 몽환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김범룡 원곡의 "겨울비는 내리고"는 70년대로 돌아간듯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김반장은 85년도에 발표된 원곡보다도 더 레트로 한 감성으로 곡을 재해석했다. 먹먹한 사운드 틈을 비집고 감정을 쏟아내는 김반장의 보컬은 쓸쓸함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판다. 마치 7-80년대 한국 문학이 소리로 표현된다면 이런 느낌이리라 상상케 되는 이 곡은 김반장이 청취자들을 위해 소개를 자처했다.
"김범룡씨는 내가 초등학교 때 아주 인기가 많은 가수였습니다. 주변 형, 누나들이 많이 듣고 즐겨 부르는 노래들이 많았고 저도 용돈을 받아 직접 김범룡 3집 테이프를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머리가 크고 다시 들어보니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아련하지만 어릴 적 집 앞 동네 골목길도, 레코드샵에 앉아서 음악을 듣던 시절도 떠오릅니다. 이 곡은 레게로 편곡하면서 평소 즐겨 듣던 뉴욕의 레이블 불웨키 사운드를 나름 시도해보고자 했습니다. 뉴욕에 자메이칸 컬쳐가 그다지 유행이지 않을때부터 시작한 불웨키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주었고 저 또한 마치 낡은 테잎에서 나오는 험 hum잡음 같은 오묘한 사운드에 참 많이 매료되어 즐겨듣곤 했습니다. 이 곡이 가진 겨울이라는 계절감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어 이 곡의 프로듀서인 준백군과 함께 나름 표현해보려고 해봤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인생의 험난한 여정일수 있지만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레코딩 내내 들었습니다. 이별도 정말 사랑했을 때 할 수 있는 것, 진정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별도 어려운 법입니다. 다가오는 이 겨울 레게 버젼의 '겨울비는 내리고'가 여러분들의 가슴에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