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A의 첫 앨범이다. 박의령의 첫 사진집이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두의 이름이기도 하다.
75A는 군산 출신으로 2013년 을 발표하고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최근 영국의 하우스 채널 Eton Messy에 한국 최초로 소개된 그레이GRAYE와 아이돌 음악을 탐닉하며 파괴적인 노래를 부르는 프리크 포크 싱어 오요oyo의 프로젝트다. 에 수록된 'Gumgang River'를 계기로 만난 이들은 그레이가 좋아하는 가슴 사이즈와 오요의 가슴 사이즈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75A라는 이름의 프로젝트팀을 결성했다.
"나는 이제 내 몸을 긍정한다. 더는 작은 가슴을 불완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75A는 나에게 있어 그 과정의 기록이며 앞으로 수많은 여성과 함께 싸워나갈 수 있게 만든 시작점이다."
- 오요 (75A)
이들의 앨범은 2014년 여름에 발매될 예정이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그레이의 하드디스크가 파손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프로젝트 데이터를 복구할 수 없어 그간 남겨둔 음원을 모아 라는 제목의 무료 부틀렉 음반으로 발매했다. 곡을 발표하고 새 곡을 발표하며 75A는 확장된 의미를 갖게 됐다. 하나는 물리적 확장이다. 75A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레이와 협업한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75A와 함께 하길 원했다. 사진가,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무용수 등. 이를 통해 75A의 작업은 사진, 영상, 옷 등의 다양한 결과물로 드러나게 됐다. 다른 하나는 비물리적 확장이다. 군산에 있을 때만 해도 동네에서 함께 자라온 남성 음악가와 작업해 온 그레이는 서울 활동 후 유난히 여성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할 기회가 늘었다. 이는 그레이에게 기존과 다른 관점과 프로세스를 요구했고 그 사이 한국에서는 만연했으나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혐오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오요는 여성으로서 뒤늦게 드러난 사건에 슬퍼하고 분노했으며 공감했다. 이러한 감정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곡에 반영됐다. 75A의 시작부터 75A라는 이름이 올바른지에 관한 자각 그리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75A는 프로젝트 참여자가 스스로 던지는 페미니즘에 관한 질문이자 이를 찾는 과정이 됐다.
"75명의 여성은 사진가가 포즈와 표정에 관해 특정한 요구나 지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대부분 웃지 않는다. 옅은 미소의 흔적이나 카메라를 노려보는 시선들은 어느 정도 나르시시즘적인 제스처에 가깝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익숙지 않아 쑥스러워하건, 프로페셔널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건 상관없이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이 여성들은 우리 사회의 가부장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여성상의 일면을 보여준다. 자발적으로 상냥하지 않고, 애교를 떨지 않고, 자신이 시민사회의 어엿한 일원임을 당당하게 긍정함으로써. 속옷 차림으로 도시 곳곳을 점유한 이 여성들을 촬영한 스트레이트 사진들은, 결과적으로 지난여름 뜨거웠던 분노의 열기가 묻어난 도큐먼트로서도 유의미한 작업이 되었다."
- 임유영 (인디포스트)
처음에 건넨 제안은 7.5명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진집은 부클릿의 확장된 개념 정정도였다. 박의령은 여기에 75명을 찍자고 역제안했다. 무작정 규모를 키우자는 얘기는 아니었다. 박의령은 사진가이기 이 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서 프로젝트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경험하고 싶었다. 그랬을 때 75A가 누군가의 특수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이야기가 될 힘을 얻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엔 75명의 여성이 담겼다.
"음반 표지를 위해 의견을 낼 때 75A라는 이름에 착안해 브래지어 사진을 찍고자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예쁜 얼굴에 날씬한 몸매의 모델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금세 예쁜 사람을 예쁘게 찍은 예쁜 사진을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더 낫다고 믿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방 안에서 사진을 볼 누군가를 위해 포즈를 짓지 않고, 그것이 밖이더라도 예술일까 외설일까 논의도 필요 없는. 한국을 사는 75명 여성의 브래지어 차림을 찍었습니다. 키와 몸무게, 직업, 나이, 사는 곳 어느 하나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자의와 권유를 기본으로 옷차림이나 포즈를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카메라를 응시하고 어떤 이는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무더웠던 지난여름, 더위가 더디게 가신 가을까지 두 달 동안 카메라 앞에 선 우리들(사진을 찍은 저를 포함해서요)은 아무쪼록 즐거웠습니다. 무례하게 몰래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화도 내고, 술에 취해 희롱을 거는 사람에게 무서운 시선도 보내고요. 너무 편해서 옷 입는 걸 잊고 활보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시원했으니까요!
한번 보고 덮어 놓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속옷의 색깔, 찍힌 사람의 눈빛, 머리카락의 색상, 어떤 옷을 입었는지, 서울의 광경마저 두고두고 봐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이 저마다 얼마나 다르고 예쁜지 생각해준다면 무엇보다 기쁠 것입니다."
-박의령 (포토그래퍼)
75A의 모든 음악은 오요가 가사와 곡을 쓰고 그레이가 프로듀스했다. 해일의 멤버 미장이 모든 곡의 기타를 연주했으며 회기동 단편선이 "파란방"의 보컬로 참여했다. 기타 레코딩은 머쉬룸 레코딩 스튜디오Mushroom Recording Studio의 천학주가 보컬 레코딩은 커널스트립Kernelstrip이 맡았다. 천학주 부스트 놉Boost Knob의 박경선 그리고 그레이가 나눠 또는 함께 믹스 했으며 최종 마스터는 부스트 놉의 박경선이 했다. 앨범의 모든 사진은 박의령이 찍고 75명의 여성이 모델로 참여했다. 디자인은 s-f, 인쇄는 으뜸 프로세스에서 했다. 는 영기획YOUNG,GIFTED&WACK이 제작하고 유통하는 2016년의 마지막 결과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