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악기로 펼치는 아름답고 고운 선율의 대화를 전제로 하는 여성작곡가 유은선의 국악 실내악 작품에서는 추임새 하듯 격려하듯 선율을 북돋우는 잔잔한 장단 위로 펼쳐지는 악기들의 사랑스런 조화가 상존한다.
이 앨범은 여성작곡가 유은선의 실내악 모음집으로 그녀 특유의 아정한 선율들이 넉넉히 담겨있다.
1990년 1월, 공연계 최초로 여성들로만 구성된 국악실내악단 ‘다스름’을 창단한 작곡가 유은선은 이후 20년 넘게 악기들의 독자적인 소리들의 어울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 왔다. 27년간의 활동을 꾸준히 기록해온 일기 같은 음악 연보를 살펴보면 실내악곡이 단연 빛을 발한다. 풍부한 상상력이 내재된 대담하면서도 간결한 멜로디로 전개되는 유은선의 국악 실내악은 우리전통음악을 모태로 하는 창작 음악의 신선미를 만끽케 한다.
특히 수록곡중, ‘요가를 위한 명상’은 일상생활에 폭넓게 국악을 녹여들게 하기 위해 만든 유은선 최초의 공식적인 생활음악 작품이다. 자연의 소리를 담아내는 음악의 방랑자라 불리는 스테판 미쿠스(Stephan Micus, 1953~ )의 지난 2002년 첫 내한공연의 사회를 맡은 특별한 인연으로 새삼스레 그의 음악을 파악하고 오랜 정서적 숙성 끝에 만들어진 곡이다.
‘오래 전부터 들어왔던, 그러나 전혀 새로운 음악’이라는 인상을 주는 그의 음악을 듣고 동서양의 정서를 물 흐르듯 조화시킨 선율과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편안한 소리의 철학을 느끼며 ‘요가를 위한 명상’으로 귀결 시켰다. 주제는 스테판 미쿠스 작품 ‘오션(Ocean, Part.3)’으로 이 작품에서 연주되는 양금과 관악기 선율은 가야금과 대금의 이중주를 이끌어 내게되었고, 특히 만파식적(萬波息笛)의 전설을 품고 있는 우리의 풍성한 대금 선율로 명상의 신비로운 세계를 극적으로 그려낸 ‘주제에 의한 변주곡’의 성격을 지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