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경(보싸다방) [나에게 가까이]
한 걸음 한 걸음 스스로의 길을 조각하며 걷고 있는 나희경. 전체 디렉팅부터 작곡, 편곡, 연주까지 직접 참여한 조금 특별한 싱글 [나에게 가까이]. 나희경은 보싸다방의 음반 [찾아가기]로 데뷔한 직후 홀연 브라질로 떠나 보사노바계의 거장들과 조우하면서 화제가 되어왔다. 보사노바 1세대 작곡가 Roberto Menescal과의 공동 작업, 현지 최고 뮤지션들과의 음반 녹음 및 브라질 내 공연 활동 등 영화 같은 이야기들은 국내의 뮤지션들과 보사노바 마니아들에게 특별한 소식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화제들보다 더 나희경을 주목케 했던 것은 그가 만들어내는 곡들의 서정적인 감성과 특유의 절제된 보이스에 있었다. 한글과 오리지널 보사노바 레퍼토리를 접목시켰던 첫 정규앨범 [Heena]와 국내에 보사노바를 알린 가요들을 브라질 뮤지션들과 함께 재해석한 EP 앨범 [나를 머물게 하는] 다음으로 발표되는 이번 싱글은 나희경의 오리지널 곡들을 기대하고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선물이다. 전체 디렉팅부터 작곡 편곡 연주까지 직접 참여한 점이 이전의 보싸다방을 떠올리게 하지만, 더욱 깊어진 보이스와 자연스러움은 그때와는 또 다른 성숙미를 느끼게 한다.
믹싱과 마스터링은 브라질 히우지자네이루(Rio de janeiro)에 위치한 현지 최고의 스튜디오 Visom Digital Studio에서 Joao Bosco, Maria Bethania, Ney Matogrosso, Beth Carvalho, Mart`nalia, Martinho da Vila 등 브라질 거장들의 음반을 담당했던 Ricardo Dias가 진행하여 브라질의 온기를 담아냈다. 타이틀곡인 "나에게 가까이"에는 비움의 철학이 가득하다. 작은 성취들을 붙드느라 스스로를 바라볼 여유가 없을 때, 한 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직시하고 다독이기를 바란다는 내려놓음의 메시지가 그러하고, 기타와 첼로만으로 연주되는 단출한 구성이 그러하다. 그러나 비워진 만큼의 공백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채워져 있다. 탄탄하고 섬세한 연주를 하는 국내 최고의 재즈기타리스트 박윤우와 한국 재즈계에 독보적인 첼리스트 최정욱이 선율을 더했다. 적막하고 우울한 새벽녘 하늘이 떠오르는 두 번째 곡 "새벽녘, 독백"은 나희경이 기타를 잡고 원 테이크로 녹음한 곡으로, 삐거덕거리는 공간의 소음들과 떨리는 숨소리들이 그대로 살아 있어 마치 라이브를 듣는 인상을 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안고 있을 공허감이 나희경의 독백을 따라 짙게 드러난다. 한 걸음 한 걸음 스스로의 길을 조각하며 걷고 있는 나희경. 화려한 연주들을 뒤로 하고 벌거벗은 듯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나희경은 길의 마디마디마다 내려놓음의 미학을 실현하고 있다. 그가 앞으로 채우거나 덜어낼 모든 음악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