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히언'의 두번째 앨범 - [☆히言]
앨범 소개
이 앨범은 '태히언'의 10년 동안의 작업을 모은 모음집이다. 영국 유학시절에 쓴 노래부터 제주 이주 후의 곡까지 앨범 [행후감]의 작업이 한창이던 2014년 전후를 제외하고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A면에 실린 곡들은 모두 2010년과 2012년에 각각 싱글로 발표되었고, B면에 실린 곡들 중의 대부분은 그 시기에 녹음되었다. 원래 1집이 되었어야 할 앨범인 셈이다. [행후감] 이후인 2015년에 쓰인 유일한 신곡은 현재 거주중인 제주의 작업실에 작업했다.
☆히言 – 별 태 히히 히 말씀 언
'태히언'의 이름은 본명인 태현을 세 자로 늘린 것이다. 본래 이름에서 쓰는 한자인 별 태에 즐거운 웃음을 뜻하는 의성어 히히히, 좋은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말씀 언으로 그 이름에 의미를 붙였다. 이번 앨범이 특정한 컨셉을 가지지 않고 그 동안의 곡들을 모은 앨범임을 고려해 '태히언'의 의미를 기호화하여 별 기호인 '☆'와 한글 '히', 한자 말씀 언 '言'을 앨범 이름으로 칭하게 되었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고, 오랫동안 뿌리로 땅을 일구고, 해가 된다고 생각되어 되레 쉽게 버려지기도 하지만, 그 생명력이 강하고, 또 알고 보면 몸에 좋은 약초나 먹을 수 있는 채소가 되기도 하는 잡초를 연상하여 커버 이미지에는 잡초를 그려 넣었다. 기호가 읽기 힘들다고 느껴질 터라 일명 '태히언의 잡초 앨범'이라 불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카세트 테이프 발매
전세계적으로 레게씬에서 가장 큰 강세를 이루는 매체는 단연 바이닐(Vinyl)이다. 아날로그 매체가 주는 따뜻한 사운드에 여전히 감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닐 제작에는 꽤 큰 예산이 들기 때문에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는 조금 더 저렴한 또 다른 아날로그 매체인 카세트 테이프에 관심을 가지던 차에 오랜 음악 동료로 지내온 록 밴드 '밤신사'와 레게 밴드 '노선택과 소울소스' 등이 테이프로 앨범 발매를 하면서 좋은 노하우를 전수받아 카세트 테이프로 앨범 제작을 하게 되었다.
곡 설명
On A Desert (feat. Omar, 김미나) - 2006
제대 후 떠났던 인도 여행(2003)에서 처음 만난 사막에 대한 강하고도 그리운 느낌을 2006년 겨울 런던에서 떠올리며 쓴 노래이다. 집 없이 친구 집을 전전하며 지내던 시절, 한 친구 집에 있던 줄이 4개밖에 남아있지 않던 기타를 치며 연주한 리프가 카림바의 사운드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2012년 영화 '듀엣'의 OST로 참여했던 곡이지만 더욱 광활한 사막을 표현하기 위해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멤버 중 만능 연주자인 'Omar'군에게 목소리와 디져리두, 무창구(일명 Jaw Harp, 턱을 울리는 악기라고 불리는 영어 이름), 카림바 연주를 녹음하고 타악 연주자 '김미나'에게서 반디르 연주를 녹음했다. 부족들의 기우제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를 위해 태히언이 수많은 목소리를 더빙하였고 프로듀서 '무중력소년'이 수많은 효과 연주를 삽입하였고 참 크고 다양한 북들을 연주하였다.
Roof - 2007
당시 영국 살이 3년만에 처음으로 내 방을 갖게 되었는데 침대와 컴퓨터 하나를 놓을만한 작은 공간이었지만 나에게는 가장 자유롭고 넓은 작업실이자 놀이터였다. 당시 작업하던 곡들과 즐겨 부르는 노래들의 가사를 벽 빽빽이 붙여놓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roof"였다. 예전 인도여행에서 적어둔 메모들을 보다가 참 예쁘지만 유치한 가사 메모가 있어서 영어로 바꾸어 붙여놓았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기타를 잡고 무심코 연주하다 그 벽의 가사를 보며 한번에 불러낸 내 인생 최초의 레게 곡이다. 이 곡이 나오고 나서 레게로 전향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영감과 에너지를 준 곡이다. 2010년에 한국에서 최초로 발표한 싱글이지만 더욱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편곡하여 한 버전을 더하였다. 오리지널 버젼은 '아이앤아이 장단'에서 활동한 덥뮤지션 '화랑'이 프로듀싱을 맡아 루츠레게 사운드를 담았다. 어쿠스틱 버전은 카혼과 퍼커션 등으로 레게 드럼 원드롭(One Drop, 흔히 루츠레게와 락스테디 음악을 들으면 들을 수 있는 리듬) 리듬을 표현했고, '킹스턴 루디스카'의 '오정석'이 트럼펫으로 길거리 연주를 연상케 하는 느낌을 담아주었다.
아쉽소 (chanson pour toi) - 2008
한국으로의 귀국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일하고 있던 펍에서 만난 한 프랑스 여인과의 인연을 담은 노래이다. 나보다 일주일 먼저 귀국을 해야 하는 그녀와의 짧은 만남을 이야기로 풀었다. 그래서 부제가 너를 위한 노래라는 뜻의 불어 'chanson pour toi'가 붙었다. 역시 영화 '듀엣' OST에 'Covent Garden'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영어 버전으로 실리기도 했다. 아이리쉬 밴드 '바드'의 기타리스트인 '루빈'이 어쿠스틱 기타를 아름답게 연주해 주었고 '무중력소년 밴드'의 기타리스트 '이동욱'이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를 들려준다. 엔딩 테마는 '무중력소년'이 영국 어쿠스틱 밴드를 연상하는 사운드로 담았다.
2006년부터 2008년에 쓰인 곡들은 모두 런던에서 쓰였다. 그래서 가사도 영어인 경우가 많고 록과 포크의 감성이 많이 담겨있다. 월드뮤직을 비롯해 레게와 타령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귀국 후에는 레게와 타령에 전념하게 되면서 이후에는 모든 곡들에서 레게와 타령을 향해 가는 고민과 과정들이 많이 담기게 된다.
51번째의 별 (feat. 김호윤) - 2009
귀국 후 친정같은 건대 옥슨 부실에서 살던 시절이다. 어느 날 홀로 밤에 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실에 쓰여있는 낙서를 보고 영감을 받아 바로 내려와서 쓴 노래이다. 영국에서 5년간 지내고 돌아와보니 우리나라가 미국의 한 주가 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미국 사대적인 정치적 현실과 전통 문화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고 그 안타까움을 풍자적으로 적었다. 레게에서 말하는 성인군자인 라스타만을 후렴으로 하여 '만'을 라임(rhyme)화해서 써내려 갔다. 로터리사운드와 찰나를 거쳐 논에서 활동하던 '김호윤'이 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기타 연주로 피쳐링하였다.
소주때문에 (feat. 김마스타) - 2009
홍대에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에 후배의 소개로 만난 형 동생들과 매일같이 소주를 마셨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한 행동이 큰 실수가 되어 돌아온 날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빗발치는 전화에 정신은 피폐해졌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블루스를 듣다가 쓰게 된 노래이다. 이 노래가 지어지고 나자 거짓말처럼 정신이 돌아오고 그 실수가 오해였다고 무리 속에서도 판명이 났다. 무리 중 가장 소주파 블루스맨인 '김마스타'가 기타로 피쳐링을 하였다.
땅을 딛고 일어나 (feat. 킹스턴 루디스카) - 2010
보컬 레슨을 하던 실용음악 학원에서 피아노와 의자 하나만 겨우 들어가는 방에서 학생을 기다리다가 학생이 나타나지 않아 기타를 튕기다 쓰게 된 노래이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서 자연을 벗삼아 걷고 싶은 마음으로 그 답답함을 해소하였다. 한국 레게 스카씬을 끌고 온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와 인연이 시작되고 같은 무대에서도 자주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작업하고 연주했다. 이후에는 레게 유니온 밴드 '서울 리딤 슈퍼클럽'에서도 항상 연주된 곡이기도 하다.
말하세요 (feat. TJ) - 2010
어쿠스틱한 레게 사운드를 고민하다 레게 리듬을 리프화해보고 싶은 마음에 나온 어쿠스틱 기타 리프에서 시작된 곡이다. 꽤 오랫동안 떠나있던 고국이었는지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특히 말하지 않고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이들 때문에 이런 가사가 나왔다. 주위 친구들과 많은 분들께 고민만 하지 말고 직접 가서 고백하라는 의미를 담았다.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하찌'와 'TJ', '마푸키키'의 '조태준(TJ)'이 우쿨렐레와 노래로 피쳐링을 했다.
Live Altogether (for 강정) - 2012
제주도로 공연을 왔다가 만난 분들이 알려준 제주의 현실에 많이 놀랐었다. 4.3학살이라던가 강정 해군기지 문제 등은 제주사람들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이자 인류 평화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세계 자연 보전 총회가 열리는 날 외국에서 온 수많은 회원들에게 불러줄 노래로 강정지킴이들이 의뢰해서 나온 곡이다. 이 곡은 어느 특정한 정치 사건뿐 만이 아니라 현재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무분별한 자연파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이다. 레게답게 편안하고 경쾌하지만 무거운 메세지를 담은 곡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만의 편성으로 단순한 사운드 위에 메세지가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작업하였다. 직접 믹싱한 유일한 곡이기도 하고 어쿠스틱 기타의 통을 치는 주법이 잘 표현된 곡이다.
올레보자 (거문도 뱃놀이 中에서) - 2015
2015년 가을엔 어떻게 해서든 도시를 떠나 자연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려고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다. 제주에서의 짧은 여행 후 배를 타고 육지로 가는 중에 다도해에서 만난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제주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이 곡은 지방무형문화재 제1호인 거문도 뱃노래 중의 한 소리인 올레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다도해에서 본 일몰의 감동과 뱃노래의 이야기를 내 방식대로 풀어보았다. 도시생활을 마감하며 제주도로 떠나는 기념비 같은 작품으로 레게와 타령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의도하였다. 직접 프로듀싱을 하며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하였고, 구제주에 위치한 램프 스튜디오의 '강경덕'이 믹싱으로 참여하였다. 다음 작품을 향한 디딤돌이라는 생각으로 작업한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