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쥬한봉지 [테이크아웃]
커피가게에서 커피보다 당신을 주문하고 싶다는 맹랑한 가사의 곡이다. 세마치 장단마냥 뛰는 가슴으로 고백하는 걸 보면 참으로 미쳤다. 한번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 가게에서 돈벌려고 일하는데 손님이 `니 마음을 테이크아웃 하고 싶어요.` ~ 닭살이 돌고 손발이 오그라들고 사지가 수축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필링이다. 너도 마음에 들고, 나도 마음에 들면 됐다. 사귀자. 이 모든 것이 낭만이다. 낭만이 현실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낭만 그 자체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병맛 돋는 사랑의 밀어도, 화를 돋우는 `병`이 아니라 색다른 `맛`이 된다. 자네는 그렇지 않은가. 유치하고 풋풋하다 느껴지던 그 때 감정이, 손발이 오그라드는 마음고백이 다 사랑의 코스요리지 않았던가.
p.s. 물론 커피에도 사랑에도 혁명에도 청춘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에피타이저로 동 밴드의 유통기한 지난 앨범 [봄이구나 한 순간]을 찾아서 들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