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은 모두 15곡을 두 장의 음반에 나누어 담고 있다. CD1은 가야금과의 병주(竝奏; 둘 또는 세 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방식)로 가락덜이와 상현도드리를 제외한 현악영산회상 한 바탕과 밑도드리를, CD2는 대금 독주곡으로 손꼽히는 헌천수, 평조회상 상령산, 청성자진한잎, 경풍년 그리고 우조 초수대엽과 삼수대엽, 태평가 3곡의 가곡을 담았다.
지천년견오백년이라 했다. 비단은 오백년을 가지만 한지가 천년을 가듯 세월을 버텨내면서 가치가 더해지는 것이 젓대이다. 오죽 백년에 황죽(쌍골) 오백년이라 했으니 악기는 점점 가벼워지고 고무 뭉치인 듯 대가 보들보들해야 한다는 말이다. 연주자도 젓대를 닮아간다. 그런 젓대의 명인으로 오래 기억도기를 바란다. - 정효국악문화재단 박물관장 김호성
그 소리는 비어 있는 배입니다. 그저 소리로 흘러가고 소리로 전합니다. 꼭 해야 할 것도 꼭 해서는 안 될 것도 없지만 하여 세상의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다른 세상과 만나는 문입니다. 흔들리며 천천히 저어가는 빈 배입니다. 그 문은 세상의 다른 비밀을 보여줍니다. 강가에 떨어지는 노을의 속삭임, 들꽃의 설렘,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의 숭고한 기도. - 문화평론가, 성공회대 외래교수 이윤호
음반 [빈배, 소리 저어가다]는 뜻깊다. 연주자에게는 서른 일곱 해 음악을 품고 살아온 시간들, 음악과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이 그의 음악언어로 흘러 들어가 음반이라는 형체로 나타난 첫 기록이라 뜻깊고, 2003년부터 꼬박 13년을 별러 온 일이라 더 뜻깊다. 듣는 이에게는 영산회상 한바탕을 위시한 대금 정악의 진미를 맛볼 수 있기에 뜻깊고, 대금 명인 녹성 김성진의 소리를 엿볼 수 있어 뜻깊을 것이다. -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김정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