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펑션에러의 남다른 개성은, 첫째로 이들이 꽤나 묵직하고 클래식한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힘 있게 밀고 나가는 밴드라는 점에 있다. 우선, 이들의 사운드가 묵직하다는 것은, 퍼즈와 디스토션을 잔뜩 먹인 기타 톤을 두고 한 말이다. 그리고 클래식하다는 것은, 이들이 펑크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이번 음반에서는 꽤나 끈적한 블루스(“한올락”)까지 재현해냈다는 것을 말한다. 그야말로 사이키델릭 록의 뿌리를 들려주는 밴드다. 이들은 스스로의 사운드 메이킹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트랙에서 이들은 무려 33분 동안 자신들이 들려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자신감있게 쏟아낸다.
두 번째로, 이 점이 더 눈에 띄는 개성인데, 보컬 김민댕의 목소리는 이들이 그저 훌륭한 밴드가 아닌, 특별한 밴드일 수 있게 만든다. 아마 그녀의 목소리에는 말괄량이 같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그녀는 로큰롤을 수식하는 말로 귀여움이나 새침함이 쓰일 때, 이 말들이 형용모순을 범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특히 “삐뚤어져버릴테다”에서의 그 목소리는 가히 심쿵할 만하다. 아마 그 매력은 누구도 거부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밴드는 정말 흔치 않다
- 조지환 (Weiv)
좀 더 세밀해진 재기
'몽유병', '도마뱀' 등으로 인디 씬에서 비약적인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에고펑션에러(Ego Function Error)의 EP. 펑크를 기반으로 한 이들의 음악은, 독특함에 대한 강박에 걸린 것 같은 인디 씬의 음악들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힐 정도다. 독특함을 위한 독특함은 결국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맹점을 갖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직선적인 매력을 강조했던 전작에 비해, 좀 더 세밀한 장치들을 구현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날카로운 음색의 스트로크가 이펙팅 걸린 드럼의 어택과 합을 겨루며 귀를 간질이는 타이틀 '아야 (AYA)', 블루스와 트로트의 감성을 오가는 듯한 끈적한 보컬의 맛이 일품인 '한올락 (Han Oll Rock)'은 공연장에서 큰 호응을 얻어낼 만한 곡들이다. (by. 한명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