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와 마르키도는 10이라는 이름으로 7년간 여러 곳에서 공연하고 작업할 기회들이 고맙게도 있어준 바람에 노마드 생활을 해왔었는데,
둘 사이에 라아이 라는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서 잠시 한국의 남쪽 섬 제주에서 마음으로 여행했다.
그리고 TENGGER가 되고, 라아이와 함께 다시 장거리 라이브 투어 훈련을 조금씩 거듭했고, 다시 유럽 투어의 기회가 왔다.
꼭 자청해서 가고 싶은 곳이 한 곳 있었고, 그렇게 했다.
가기 전에 어떤 정보도 취하지 않은채, 단지 공연만 확정하고 숙소를 잡는 일만 한 채로 우리는 그 곳에 도착했고, 발길이 닿는 곳에 갔으며, 세 번의 오로라와 만났다.
그렇게 우리는 그 곳에서 받은 감흥을 이렇게 앨범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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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iðey
나는 여기서 사라지고
나는 여기서 다시 생겨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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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해안가에서
매서운 바람과 눈을 맞으며 잠든 라아이를 안고 한참을 있었다.
이 가사는 그때 매서운 바람과 추위와는 달리 의외로 잔잔했던 파도를 보며 생겨났다.
비데이,
그 섬에 가고 싶었다.
마치 제주의 가파도 같은 느낌의 그 섬에 가는 배는
매일 운항하고 있지 않아서
우리를 데려가 줄 수 없었다.
비데이를 바라보며 마르키도상은 그 곳 방파제 끝까지 가서 코 끝이 얼어서 감각이 없어질 때 까지 버티며 바다의 소리를 녹음해왔고,
우리는 그 위에 우즈베키스탄의 타악기와 새피리, 있다의 목소리, 마르키도상의 모듈라 신디사이저 소리를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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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akk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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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이슬란드에 가서 배워온 언어는 단지 이것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얻은 감흥을 이 단어로 표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고마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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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allgrímskirkja
내 안에서 울려퍼지는 기쁨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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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는 건축물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어 보였지만, 그가 가진 소리도 우리에게는 큰 의미였다.
우리의 숙소는 Hallgrímskirkja까지 질퍽해지거나 얼어붙은 눈길을 조심조심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그래서 레이캬비크에 체류하는 동안에 종소리를 수도 없이 들어야 했지만,
그런데 이 종소리는 들으면 들을 수록 빠져들게 되었다.
그 소리를 녹음하려고 눈길을 미끄러지듯 걸어서 여러 번 이 곳을 방문했었다.
교회 안에는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다.
갈 때마다 연주자가 연주하고 있거나 미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비록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소리를 듣는 것 자체도 마음이 움직였고,
내게는 하모니움이 있어서 그 감흥을 표현할 수 있었다.
잠시 조용한 틈을 타 교회 안에서 즉흥으로 게릴라 녹음을 감행하기도 했는데,
너무 기뻤다.
번외의 기쁨: 라아이는 성가대 단원들에게 초콜렛을 얻어 드시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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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urora
한밤의 빛
그 푸른 빛
짧았던 낮
두개의 해
어둠과 눈 속의 바다
빨간 볼
빨간 코
빨간 손
빨간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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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레이캬비크에 도착하던 날인 새해 첫날 아침,
비행기 안에서 떠오르는 해와 만났고,
레이캬비크에 도착한 다음 다시 떠오르는 해와 만났다.
레이캬비크에서의 첫 공연 바로 전날, 세번의 오로라와 만났다.
그날은 오로라 투어를 신청한 그날이었는데,
투어 버스에 오르기 한시간 전에, Hallgrímskirkja 위에서 시작되는 푸른 빛을 만났고,
거리에 멈춰서서 감탄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했다.
투어 버스에 올라서도 절경 포인트로 가기 전부터 시작된 오로라 현상을 보았고,
버스를 멈춰세우고 버스에 한 가득 탔던 사람들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며 그 빛을 눈과 카메라 셔터로 쫓았다.
라아이는 눈밭을 강아지처럼 쫓아다니며 우와우와 하며 좋아하다가 결국 손, 코끝, 볼 모두 새빨개져서 울다 지쳐 내 품에서 잠들었고,
어둠과 눈 속의 바닷가에서 다시 버스가 멈춰서서 다시 오로라를 만났을 때는 버스 안에서 잠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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