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쾌동류 줄풍류, 이선희 거문고 연주곡집 琴 歌 香 ‘풍류’ (風流)
‘멋과 운치가 있는 일이나 그렇게 즐기는 행위’를 가리키는 이 말은 한국음악에서 조선 후기부터 시작한 지식 음악애호가들의 온 음악양식을 일컫는다. 당시 풍류음악의 중심적 기악곡은 ‘현악영산회상’ 즉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영산회상이다. 연주되어온 지역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제와 향제로 나뉘며, 연주자마다 자신만의 사승계보를 거쳐 독특한 연주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다. 이 음반은 향제 중 호남풍류의 맥을 잇고 있는 금헌(琴軒) 신쾌동 선생의 줄풍류 가락으로서, 선생은 정일동 · 김용근 선생으로부터 익혔던 가락이다.
줄풍류는 본풍류(다스름-상령산-중령산), 잔풍류(세령산-가락덜이-삼현도드리-밑도드리(7장)-돌장-삼현도드리(4장)-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 뒷풍류(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풍류굿거리) 세 개의 악곡으로 구분된다. 향제 줄풍류는 경제와 달리 다스름, 풍류굿거리가 추가 된다. 이 음반의 줄풍류가락은 무형문화재 제16호 신쾌동 거문고산조보유자 김영재 선생께 전해져 온 풍류가락을 사사 받아 연주한 것이다.
금헌신쾌동 줄풍류가락은 총15개의 악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음반에서는 본풍류 없이 다스름, 하현도드리부터 풍류굿거리까지 녹음되었다. 연주형태는 본인의 거문고독주와 ‘거문고 앙상블 Rami’ 의 합주로 연주되었는데, 독주는 원가락의 재현과 성음에 중심을 두었고, 앙상블은 원 멜로디를 중심으로 거문고 3성부로 나누고, 징과 장구 편성, 화성진행과 전조, 속도변화를 주어 편곡하였다. 이 곡의 제목을 뒷풍류 주제에 의한 ‘和·玄·聖’이라 하였는데. 그 뜻은 ‘조화로운 현으로 성스러움을 꿈꾸다’ 란 뜻을 함축하고 있다. 금헌 신쾌동의 거문고 풍류가락은 호방한 술대법과 유창한 시김새가 한국 고유의 자유로움과 여유, 멋스런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흔히 正樂은 엄격한 경계선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줄풍류’는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유를 품고 있다. 어찌면 자유로움과 절제 사이에서 유영하고 있는 바람 같아서 ‘風流’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음반의 琴歌가 각자 마음에 피는 香이 되길 간절히 빈다.
2016년 봄 이선희
이선희는 국립국악고등학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하였고, 200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전문사 과정에서, 이수경과 김윤덕의 줄풍류 비교논문 『경제와 향제 줄풍류 비교연구』 으로 석사학위를 수여했으며, 2015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국악과에서 여창가곡과 남창가곡의 거문고 주법 비교를 통해 여창만의 거문고 특징을 밝힌 논문 『여창가곡 거문고선율의 주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2002년 竹村 조위민 선생께 사사한 ‘이수경제 가진회상’ 거문고 독주회를 시작으로, 신쾌동의 산조와 줄풍류, 한갑득산조, 정대석의 산조로 전통주법을 다지고, 전자음향, 서양악기와 앙상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창작 초연곡을 주제로 연주 영역을 넓히는 등 현재까지 13회의 독주회를 개최하였다.
1996년부터 한국의 궁중 음악 및 풍류음악을 연주하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원으로, 2004년부터는 국악관현악을 연주하는 창작악단의 거문고 수석, 현악악장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한갑득류 산조보존회 회원, 한국거문고 앙상블 이사, 거문고 앙상블 Rami 리더, 국립국악원 지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