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퉁' [마녀의 성 OST Part.13]
수많은 리메이크 곡들이 나오는 요즘같은 시절에는 그 음악의 호불호를 가리기보다는 해석의 관점에서 귀 기울여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디션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음악관련 예능프로그램은 대부분 리메이크에 기반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 OST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음악팬들도 그것을 받아들여 단순히 '원곡이 좋다 싫다'가 아닌 이 가수는 이 곡을 이렇게 해석했구나 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1988년 6월에 발매된 '변진섭'의 "너무 늦었잖아요"는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변진섭 특유의 개성을 보여주며 탁월한 가창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천재작곡가 '지근식'의 가사는 처절한 사랑을 노래하였고 '변진섭'과의 궁합이 딱 맞아떨어졌다.
2016년에 락밴드 '악퉁'의 리더 '추승엽'이 이 곡을 리메이크하였다. '악퉁'은 3인조 어쿠스틱 락밴드로 변화무쌍한 연주와 어쿠스틱기타, 베이스, 드럼 단지 3악기만으로 탁월한 곡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팀이다. 이 팀의 브레인인 '추승엽'은 보컬과 어쿠스틱기타, 그리고 작사,작곡을 담당하고 있다. "너무 늦었잖아요" 리메이크는 '추승엽'의 개인프로젝트이지만 역시 '악퉁'의 DNA 가 녹아있다. 발라드라 하더라도 도입부부터 느껴지는 어쿠스틱기타의 무거움은 원곡의 처절함을 더해준다. 원곡보다 조금 더 차분히 곡을 이끌어가고 조금 더 조심스레 코드변화를 이끈다. 후반부로 달릴수록 치닫는 감정의 복받침은 연주보단 노래에 더욱 집중하며 감상을 이끌어낸다. 불혹이 넘은 '추승엽'은 1988년에 중학교 1학년이었다. 한참 사춘기를 겪을 시기에 그에게 많은 추억을 불러일으킨 곡일 것이고 2016년의 그는 마치 너무 편곡하기 좋은 곡을 만난 듯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간다.
'추승엽'은 기본적으로 악퉁의 리더이고 그것을 더 발전시키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뮤지션이다. 최근 발표된 '악퉁'의 싱글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적인 변화를 항상 꾀하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너무 늦었잖아요"는 잠시 '악퉁' 그리고 '추승엽'의 숨을 돌리며 머리를 차갑게 하고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전환점같은 느낌이 든다.
원곡과는 또 다른 감성의 2016년의 "너무 늦었잖아요" 함께 감상에 젖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