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사랑의 한때와 바래진 관계의 끝자락 사이,
'그녀'가 남긴 관계의 표정들
스트레이(The Stray) Single [her]
밴드 스트레이가 3월 8일 싱글 [her]를 발매했다. 15년 12월에 나온 EP [Wandering] 이후 올해 첫 발표하는 싱글이다. 2011년 초 결성해 감각적인 멜로디와 세련된 사운드의 음악을 만들어온 스트레이는 2014년 디지털 싱글 '그대는 없는데'와 'Love is Coming'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3월에는 첫 번째 EP [FEVER]를, 이어 12월에는 두 번째 EP [Wandering]을 발매한 이들은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5’ ‘먼데이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꾸준히 관객과 교감해왔을 뿐 아니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신인 뮤지션 육성ㆍ발굴 프로젝트 'K-루키즈' 에 최종 선정되며 음악적 욕심을 결과로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한 싱글 [her]의 수록곡은 총 2곡으로, 피아노와 보컬의 단출한 구성으로 시작해 점차 폭발적이고 웅장한 사운드로 감정의 진폭을 표현한 발라드 ‘너, 너’, 그리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 발라드곡 ‘해줄 말이 있어’가 수록됐다. 그간 리더 문영준이 곡 작업을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 싱글에서는 보컬 이정환이 작사, 작곡을 도맡았다. 또한 편곡자로 일렉트로닉 뮤지션이자 작곡가인 센티멘탈 시너리가 참여해 한층 세련되면서도 서정적인 색깔이 더해졌다. 그만큼 이번 싱글은 스트레이 멤버들 개개인이 지닌 음악적 욕심과 가능성 확장을 위한 또 다른 작은 시도이다.
[her]라는 타이틀로 짐작할 수 있듯, 두 곡 모두 ‘그녀’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시점에서 쓰여진 곡으로 ‘그녀’를 통해 관계의 시작과 끝이라는 상반된 관계의 표정을 마주하는 이의 설렘 혹은 아픔을 하나의 싱글에 담았다.
타이틀곡 ‘너, 너’는 “어두운 방 안에서” 더 이상 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는 화자의 공허한 희망과 체념이 공존하는 트랙이다. 피아노 선율과 보컬 위주의 절제된 구성은 곡에 스민 감정을 한층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해줄 말이 있어’는 새로운 사랑의 설렘을 담은 곡이다. 낭만적인 신스 멜로디는 포근한 봄의 계절감을 연상시키고,곡에 볼륨감을 불어넣는 일렉 기타 선율은 두 수록곡이 스트레이의 음악과 동떨어진 다른 결과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찬란하게 빛나는 사랑의 한때, 혹은 이미 바래고 너덜해진 사랑의 끝. 모두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겪었을 관계의 이면이다. [her] 앨범 커버에서 ‘그녀’의 표정은 묘한 권태로움이나 혹은 희미한 기대감이 뒤섞인 듯도 한, 좀처럼 한 번에 읽어낼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이다. 우리가 한때 사랑했던 이의 얼굴을 마주보며 지었을 무수한 표정의 총체처럼.
[her]의 앨범 커버는 파스텔뮤직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두 번째 결과물로, 관능적이고 비밀스러운 그림체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집시(Zipcy)가 작업했다. 400장 한정 발매되며 포스터, 부클릿, CD 구성의 특별 패키지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