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수필가, 화가, 포크 싱어, 순례자 임의진의 칸타렐라! 가슴이 저릿한 멜로디와 꾸밈없이 진솔한 영혼의 노래. 그 4번째...
자유혼의 전설 김두수 전곡 기타 반주. 각별한 우정이 빚어낸 화성학.
음유시인이 들려주는 여행과 사랑, 저만의 독특한 음률과 시어.
"바깥에서 알아차린 비밀한 노래와 소박한 성찬. 주목할 만한 올해의 음반!" (박준흠/ 대중음악평론가.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임의진 노래집 [멜랑콜리맨 Melancholy Man]
투명하고 정갈한 언어의 순례자, 시인이 부르는 떠돎과 머묾의 노래...
“임의진에게는 신이 따른 포도주가 넘쳐서 주변이 온통 포도향으로 검붉다. 이번 신보 [멜랑콜리맨]은 싱싱한 포도처럼 신선하며 향기롭고 결기조차 부릅떴다. 바깥에서 알아차린 비밀한 노래와 소박한 성찬은 허투루 듣던 이를 긴장하게 만든다. 벌써 4집, 자칭타칭 방외인에게 동행하는 김두수는 수호천사가 되어 그 신기 묻어나는 기타로 어금니를 굳게 물도록 돕고 있다. 올해의 음반으로 추천한다.” - 박준흠(대중음악평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자연에 묻혀 자연처럼 사는 사람, 시인, 수필가, 영혼의 순례자... 보기 드문 다종예술가 임의진의 4번째 노래집이 발매되었다. 집시가 되어 세계도처 길거리에서 흥얼흥얼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는 음유시인 임의진. 월드뮤직 스테디셀러 [여행자의 노래] 선곡자 말고도 이처럼 직접 노래를 부른 창작 음반을 가끔 발매하기도 한다. [하얀새 2004], [집시의 혀 2006], [방랑길 2008]에 이어 전곡을 작사·작곡·노래한 음반 [멜랑콜리맨 2012]은 4년 만의 4번째 귀환이다. 더구나 이번 앨범은 전설의 현재진행형 애쉬드 포크록 거장 ‘김두수’가 대부분 곡의 기타 연주를 거든, 우의가 돈독한 형제의 각별하고도 특별한 결과물이라 더욱 반갑다.
어깨춤 추듯 거침없는 즉흥 연주를 즐기며 자유로운 바람, 무정형의 '다종예술가'가 바로 임의진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선 며칠만의 즉흥 녹음, 날것으로 뚝딱 제작해왔던 그간의 방식과는 딴판으로 2011년 여름부터 지난해 겨울까지 심혈을 기울여 신중한 녹음을 진행해 왔다. 그렇다하여 복잡한 세션과 다채로운 편곡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청명하고도 단순하며 소박한 구성미를 유지한 것은 집시 떠돌이 유랑 악사로서 무소유자유 여행 자세를 지키고자 함이다.
여기에 바람소리와 닮은 임의진의 한 치도 꾸밈없는 진실한 목소리, 메마르며 가뭇없는 울림이 한층 깊어지고 더해졌다. 기획물로 생산되는 입성 좋은 ‘노래 행위자’가 아니라, 이방인에 가깝게, 금밖에 서 있던, 자칭 타칭 방외인인 글 쓰는 작가의 진정어린 영혼의 가창이랄까. 획일화된 산업과 물량이 전체를 장악한 한국대중음악계에 어느 짬 다양성을 일궈내는 변방의 시위로서도 그의 존재는 남다르고, 새로운 방점을 긋는 충분한 앨범이라 하겠다.
그간 작가의 음반 취입은 소설가 이제하, 소설가 한강, 시인 성기완 등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시인 임의진처럼 예술생활 전체가 음악과 결부되어 움직이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선곡음반도 10여장이 훨씬 넘을 뿐만 아니라 창작음반은 벌써 4집 째다. 그러면서도 작가로, 화가로, 사회진화를 꾀하는 순례자로도 그의 개성어린 색깔은 한치 빛을 잃지 않아왔다.
이번 음반의 1번 트랙 ‘기타맨’은 탄탄한 기타가 쟁그렁거리는 가운데 시인의 목소리가 푸른 밤의 여로를 열어 재낀다. 2번 트랙엔 정처 없이 흘러가는 여행자의 비망록 ‘트래블러’, 그리고 부제로 ‘멜랑콜리 맨’을 달고 있는 3번 트랙 ‘수십억 광년의 고독’은 건반악기와 베이스 클라리넷 소리를 보탠 뉴질랜드 뮤지션 최재경과 ‘로이즈 가든’을 거쳐 ‘로다운 30’에서 활동 중인 기타리스트 윤병주가 마치 킹 크림슨의 명곡 ‘ISLANDS'의 소품 같은 협연을 들려준다. 4번 트랙 ‘러브 송’은 사랑하는 그림자에게 꽃다발을 내밀고, 몽골 사막과 푸른 초원에 와 있는 듯 흰독수리가 날개짓하는 ‘고비 사막’은 5번 트랙에 담겨있다. 6번 트랙 ‘구럼비 강정’은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를 해군기지 개발로부터 지키려는 시인의 기도를 담은 노래다. [방랑길]에 이어 다 한번 노래한 ‘칼릴 지브란’은 김두수의 기타와 하모니카가 담백하게 담겨있고 임의진은 예언자의 거친 목소리로 화답한다.
독특한 컨트리풍 포크를 들려주는 8번 트랙 ‘뒷줄 사람들’은 밴조 소리와 함께 휘트먼의 시를 노래하여 민중애로 가득하고, 9번 트랙 ‘월든’은 깊은 숲속 호숫가에 집을 짓고 소로우의 자연영성을 닮아 살아가고픈 임의진의 흠모가 담뿍 담겨있다. 고향 생각에 눈물 젖게 하는 목가의 노래 ‘파스토랄’이 10번 트랙, 기타리스트 곽우영과 사이키델릭한 겨울 속 여름노래 ‘새드 우쿨렐레’를 11번 트랙에 담았으며, 12번 트랙은 스페인 산티아고길 순례자의 성가처럼 느껴지는 ‘길 잃은 자의 노래’로 멜랑콜리맨의 멀고 오랜 여행은 종지부를 찍게된다.
보너스트랙으로 담은 '러브송' 라이브 버전은 손전화기 '아이폰' 녹음기능으로 심플하게 녹음했다. 이밖에도 좌파논객이자 카혼(타악기) 연주자 김규항의 다정한 북소리 동행, 시립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주자 정수진, 가수 인디언 수니와 신인 ‘바닥 프로젝트’의 코러스 참여도 따뜻하다.
기존 대중음악과는 결이 상당부분 다른 정서, 비유와 은유로 가득찬 시인의 노랫말이 다소 생경할지도 모르지만 격정과 서정의 경계를 적절히 오가는 멜로디는 어떤 청자나 선입견 없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자신 순례자이며 길거리 집시들의 성직자인 임의진의 여행노래는 애착하여 머무르고, 더 가지고, 쥐려하는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 용감한 이방인이 되어 살게 만들며, 탁한 영혼을 맑게 씻어내는 신비로운 요소가 트랙마다 쏠쏠 담겨져 있음은 물론이다.
[ 임의진 Yim, ui-jin Discography ]
하얀새 White Bird/ 2004
집시의 혀 The Tongue Of Gypsy/ 2006
방랑길 Wandering Road/ 2008
멜랑콜리 맨 Melancholy Man/ 2012
[ 아티스트 소개 ]
임의진 Yim Ui Jin
공식홈페이지/ http://www.sunmoodang.com
전남 강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해남과 광주 등을 거쳐 서울에서 청년기를 보냈으며 '어깨춤', '떠돌이별'이란 인디언식 이름으로도 불린다. '다종 예술가'는 생소한 말 같지만 목사, 시인, 수필가, 동화 작가, 서양 화가, 포크 가수, 월드 뮤직 선곡자, 수입 음반 기획자, 공연 기획자, 칼럼니스트, 환경운동가, 오지 여행가, 한뙈기 밭을 일구는 농부 등 무경계 다방면 다영역 다종목에 걸쳐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진, 담양으로 거주지를 옮겨왔으며, [남녘교회]에서 10년 담임목사 생활을 끝으로 모든 직무를 내려놓고, 지금은 담양 병풍산 산자락에 작업실 [회선재]를 지어 은거중이다.
[멜랑콜리맨의 포키 임의진과의 대화]
가슴으로, 영혼으로 노래하며 여행하는 집시의 시간
1. 이번 음반 [멜랑콜리 맨]을 구상한 시점은 언제부터입니까?
지난 4년전 음반 [방랑길]을 발매하고부터 줄곧 전체곡을 프로듀서 하면서 작사 작곡 연주 음반을 발매하고 싶었습니다. 그 바램이 이번에 결실을 본 것입니다. 제목 멜랑콜리 맨은 '무디 블루스'의 동명의 곡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공연 때 가끔 번안곡으로 부르기도 하는 노래거든요. 이번 음반에 ‘수십억광년의 고독’이란 노래의 부제이기도 합니다. 우울한 사내이지만, 이 우울의 뒤끝은 놀라운 경탄과 황홀의 위로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술가로 순례자로 이 삶을 투쟁적으로 관통하면 멜랑콜리맨은 내 감회어린 뗏목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2. 다른 예술 작업에도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왜 굳이 노래를 부르시나요?
세계여행 중에 집시들과 흥얼거리며 놀다보니 나도 따라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영혼이 비슷한 존 레논의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물론 제 노래를 부르기 위한 미끼로^^... 나는 종족, 아예 민족이 집시 히피 보헤미안 쪽이라 싶습니다. 종교로는 개신교 목사직을 가지고 있으니 순례자라는 말도 맞습니다. 순례자는 노래로 찬미하며 이 세상살이를 견뎌나갑니다. 내 노래는 내 숨가쁜 호흡이며 내 삶의 일부와 같은 것입니다.
3. 공연도 가끔 가지곤 하시나요?
그간 홍대 골목 콘서트 장소들과 광주 걸리버 소극장을 위주로 활동했고, 도쿄에선 방문 때마다 크고 작은 공연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대중강연 때 요청으로 몇 곡씩 불렀었지요. 제 그림 전시회 때 오프닝 세리모니로 노래 공연을 가지기도 했습니다만 쑥스러워서... 그런데 이번 음반 발매 기념으로 3월 25일 마음결 고운 도반 정목 스님이 꾸려 가시는 유나방송홀에서 게스트 김두수 님을 모시고 쇼케이스 비슷한 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반주자들과 연습은 뭐 많이 못했지만, 멋진 공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 노랫말 가사가 참 생경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가사는 언제 주로 쓰는 편인가요?
기타를 퉁기며 멜로디를 만들면서 노랫말도 동시에 같이 맞물려 쓰는 편입니다. 발표하지 않은 노래들이 많은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한번은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디언 수니처럼 가끔 가수들이 부를 수 있도록, 떠돌면서 여행하며 사는 가수에게 드릴 생각도 있습니다만 그닥 멜로디가 수월하진 않습니다. 저는 흥얼흥얼 거리는 풍의 노래를 좋아해서 그런 분위기가 많습니다. 쉽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주로 쓰려는데 그게 어려워요.
5. 자신의 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멱따기(?) 가수는 아니고, 그런 노래 행위자보다는 자기 노랫말을 가지고 영혼으로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 할 때 내 노래가 그때서야 청자에게 들려올 것입니다. 시인이 시낭송을 악기 연주로 함께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공연 때는 기타를 직접 퉁기면서 노래를 합니다. 그때 진정 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녹음은 저 같은 자유 만땅의 집시 종족에게는 가혹한 시련입니다^^
6. 김두수 님과의 인연이 깊습니다. 어떤 계기로 악기 연주까지 해주셨나요?
김두수 님은 당대최고의 뮤지션입니다. 십수년전 뵙자마자 의기투합, 예술 세계를 서로 격려하면서 교류하고 지냅니다. 이러한 공동 작업은 둘에겐 그래 자연스러운 인연입니다. 이미 [하얀새]라는 성탄 캐럴집(비매품)에서 한번 시도를 해보았으나 이처럼 창작 독집음반에 동행은 처음입니다. 김두수 님은 [여행자의 노래] 1집에 제가 우리말로 옮긴 ‘대니 보이’를 부르시기도 했지요. 남이 쓴 노랫말을 부르시지 않는 분이 제 시어는 아껴주셨습니다. 이번에 기타 연주는 아름답고도 박진감 넘칩니다. 제 목청은 부끄러워 지우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해요^^
7. 요즘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요?
국내는 뭐 오로지 김두수?^^ 나라 바깥은 고령에도 새음반을 발매한, 특별히 경의를 표하고 싶은 ‘레너드 코헨’, 그리고 요즘 프리 포크로 변신중인 펄 잼의 ‘에디 베더’... 언제나 그들의 은유로 꽉 찬 노랫말과 독특한 목소리, 신념은 적잖은 위로를 줍니다. 그러나 [여행자의 노래]에 소개한 이름 없는 제3세계 뮤지션들을 사실 더 좋아합니다. 이번 음반을 내면서 외국 친구들과 같이 놀면서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8. 앞으로 음반과 음악 계획이 혹시 있으신가요?
제가 쓴 노랫말과 멜로디로 가까운 순례자(불교 승려) 한분이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 음반이 가을쯤 나올거고, 또 저와 기타리스트 곽우영 님 이렇게 둘이서 우쿨렐레 연주와 노래만으로 재미있는 사이키포크 음반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아마 내년쯤 발매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악 활동은 음반을 발매하는 후반부가 고되지 과정은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그리고 저만의 독특한 선곡 음반은 앞으로도 꾸준히 발매될 예정입니다. 봄날엔 자전거에 얽힌 월드뮤직들을 묶은 [떠돌이별 임의진의 자전거 여행]이 발매되고, 가을엔 [떠돌이별 임의진의 아일랜드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켈틱 포크 음악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세상을 문화적 다양성으로 채우고, 고정된 틀과 화석화된 선입견들을 깨는 자유의 전사로 오직 정진하려 합니다.
(2012. 4. 아울로스 미디어 소식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