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해도 괜찮아. 솔직해도 괜찮아.
살룬 유난, [Again With You]
지난 연인을 떠올리며 '그립다.' 할 사람 몇 있을까. 그리웠다고 빗속을 뛰고 눈보라를 헤치는 건 영화에나 있다. 현실은 내가 찼네, 걔 별로였네 하며 알량한 자존심 세우지만, 혼자 있을 때면 핸드폰 들고 수없이 망설이기만 하잖는가. 사랑 앞의 솔직함. 독특한 감성을 노래해 온 살룬 유난에겐 적어도 그렇다. 방바닥 걸레질하다 지난 사랑을 떠올렸다니! 생활의 생활 아니 생계의 생계인듯한 느낌마저 든다. 걸레질이든 빗질이든 생활 속 한 단편에서 문득 지난날을 떠올릴 수 있는 감성의 결. 그리고 실은 그렇다고 얘기하는 솔직함. 살룬 유난은 그런 사람이다. 바람, 꽃잎, 노래, 마법 같은 일상의 조각들에서 그리움을 찾지만, 한편으론 단념하고,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런 생각의 관성이 그럭저럭 잘 꾸려온 오늘을 뒤엉키게 하니 끝을 말한다. never. never. never.
근데 웬걸 '생각 없이 걷던 마음' 도 '추억을 찾던 그리움'도 전부 멈춘다고 자기 선언하지만, 역설적이게도 'again, with you'라는 그녀. 찌질한 게 싫어 감추고 채색하기 바쁜 반쪽짜리 사랑들에 솔직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듯하다. 맞다. 좀 없어 보이고 상대보다 더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어떠냐. 그것이 사랑 앞이라면. '솔직해도 괜찮아.' 김종무 (랩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