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컬러'로 각인되는 밴드 땅고 비올레 (Tango Violet), 긴 여정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
라틴/프렌치 밴드 '땅고 비올레(작사 작곡 및 피아노 고수진, 아코디언 김경호, 콘트라베이스 최윤주, 보컬 고선하, 드럼 및 퍼커션 이혜련)'가 첫 싱글 [Tango pour l'amour], 두 번째 싱글 [Tipsy]에 이어 세 번째 싱글 [땅고색의 봄]을 발매했다. 온라인 배급은 지난 싱글들과 마찬가지로 미러볼 뮤직이 맡았다. 리더 고수진은 지난 12월 발매된 첫 싱글에서 하나의 주제를 여러가지로 풀어냈다. 요즘 가장 흔한 주제인 ‘사랑’을 [Tango pour l’amour(사랑을 위한 탱고)]에서는 본인이 정의하는 사랑에 대한 이중성으로, [유감]에서는 이별을 앞에 두고 상처받기 싫어 사랑을 속이는 우매함으로, [밤의 왈츠(Qui prendra sa main?)]에서는 누군가 날 사랑해 주길 바라며 한없이 아름답게 춤추는 기다림의 모습으로. 뒤이어 2월 발표된 두 번째 싱글 [Tipsy]에서는 ‘취하다’, ‘알딸딸하다’란 느낌을 주제로 [취기에 빠져 휘청이는 주홍빛 하늘], [Make us be in heaven]을 통해 술에 취해, 사랑에 취해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들을 표현했다. 그렇다면 이번 싱글 시리즈의 종착인 세 번째 싱글의 주제는 무엇일까?
세 번째 싱글의 주제는 단연, ‘봄’이다. 그간 땅고 비올레는 리더의 철저한 계획하에 마이너하고 무거운 느낌의 곡들을 주로 해 왔다. 겨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에 따뜻한 곡들이 더 배치되어야 했겠지만 그들은 꾸준히 봄을 위해 기다렸다. 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 믿었던 것이다. 세 번째 싱글은 두 번째 싱글이 발매된 지 겨우 한 달 만에 나왔지만 겨울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하는, 그들 스스로 싱글 시리즈의 종결과 더불어 새로운 시작을 표명한, 의미 있고 한 편으론 비장한(?) 앨범이 아닐 수 없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땅고색의 봄 (Tango la couleur du printemps)"부터 청자들은 봄이 옴을 느낄 수 있다. ‘따스한 봄 바람 불어와,’로 시작하는 나즈막한 보컬의 목소리는 이전 앨범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톤이다. 그와 함께하는 피아노 유니즌, 그들을 감싸는 베이스, 바로 뒤따르는 퍼커션은 가장 따뜻한 봄, 가장 따뜻한 설렘을 나타낸다. 계절은 돌아온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설렘과 함께 찾아오고, 열렬한 여름을 지나 청량한 가을에 머물다 보면 금세 다시 추운 겨울이다. 사랑도 그렇다. 사랑은 봄처럼 다가오고, 여름처럼 뜨겁다 가을에 머물더니 곧 떠나, 다시금 추워 지는 겨울이다. 땅고색의 봄은 정열적이고 따뜻한 땅고색(주황색) 봄을 나타낸다. 사랑의 설렘은 곧 걱정이 되고, 불안이 되며, 하지만 돌아오는 봄은 언제나 따스하다.
2번트랙 "달콤해"는 완벽히 사랑의 설렘에 관한 곡이다. 봄에 빗대어 보자면 그저 봄이 되었을 뿐인데, 이유 없이 싱숭생숭하고 들떠 있는 그런 느낌. 요즘 언어로 흔히 말하는 ‘썸’, ‘케미’에 관한 곡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간단한 라틴 리듬 위에 얹어 진 다양한 퍼커션들-땅고 비올레 최다 퍼커션 사용 곡. 라이브를 하려면 최소 8개의 팔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이 귀를 즐겁게 한다. 곧 뒤따르는 간지러운 보컬은 상큼하기 그지없다. 짧고 굵은 이 곡은 아코디언의 도입과 동시에 설렘의 절정에 다다랐다 차츰 처음의 설렘을 유지한다. 무심한 척 하는 눈길을 주는 넌 이미 내게 충분히 달콤하다, 라는 가사로 단순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한다. 3번트랙 "봄을 위한 찬가"는 봄에 대한 재해석이다. 계절을 타는 사람들 중에선 더러 유난히 봄을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그리움에 젖는다고 하는데, 지난 봄을 함께 보냈던 연인을 떠나 보내고 홀로 맞는 첫 봄이 몸서리치도록 두려운 이들을 위한, 혹은 봄을 함께 맞았던 찬란한 첫사랑을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아코디언과 보컬 듀오 곡으로, 굉장히 올드한 사운드를 가진 곡이다. 지나간 나의 봄을 추억하며, 그 봄에 바치는 찬가인 것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Tango pour l’amour], '취함-알딸딸함'을 주제로 한 [Tipsy]에 이어 '봄'을 주제로 한 [땅고색의 봄]까지, 길었던 준비 기간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약 4개월. 시리즈 형식의 싱글 세 장을 발표한 그들은 어떤 기분일까. 대부분의 멤버는 땅고 비올레를 통해 음악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고 싱글 세 장에서 모든 것을 자립적으로 해결하였기 때문에 더더욱, 매우 고무적인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12월 첫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팀에는 여러 차례의 고비가 있었고, 그것을 거름 삼아 성장한 서로에게 분명 더더욱 의미 있는 여정이기도 했다. 세 싱글은 하나의 시리즈로, 결국 땅고 비올레의 총체적 처녀작들이라고 볼 수 있다. 땅고 비올레는 스스로 정열적인 땅고와 감성적인 비올레로 규정하였고, 그것은 점점 뚜렷해 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마음이 워낙 잘 맞기에 함께 있으면 언제나 즐거운 다섯이 모여 정열적이고 감성적인 케미를 내는 젊은 뮤지션들의 개인적인 성장과 더불어 더더욱 좋은(!) 케미를 기대한다. 이들은 당분간 첫 EP와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클럽 에반스, 잭비님블, 오뙤르, 재즈앨리, 워터콕 등 재즈 클럽을 중심으로 공연을 펼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