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기 어렵다면 이 노래들을 들려주세요. “좋아해!”
맛있는 건 꼭 같이 나눠 먹고 좋은 걸 보면 괜히 하나 더 챙기면서 생각나는 그 사람은 분명히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닌가 꾹꾹 참다 터지는 한마디. “내가 널 좋아한다고 꼭 말해야 아니?” 여기까지는 4인조 스페이스 어쿠스틱 밴드 로켓트리 공전의 히트곡, 이른바 세젤귀(=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고백송 ‘나는 너네 옆집에 살고 싶다’의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다. 말로 해야 안다. 입 밖으로 소리내서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누굴 죽도록 좋아하든 싫어하든 알게 뭐람! 그리하여 우리의 로켓트리는 본격적이고도 적극적인 태도로 한 발짝 성큼 다가와 “좋아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로켓트리가 2013년 12월 [기분이 좋아] 이후 2년 만에 발매하는 미니 앨범 [좋아해!]는 각기 다른 모습의 고백과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어느 순간 당연해지는 연인 사이의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마법 같은 일인지를 노래하는 타이틀곡 ‘신기신기’를 비롯해 보컬 이상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노래하는 ‘소년’, 듣는 이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어 줄 복고 디스코풍의 은근한 돌직구 고백송 ‘있잖아’, 우리는 좋은 친구라고 해맑게 웃는 얼굴에 쏘아주고 싶은 속 시원한 일침 ‘너 말고 친구 많아’, 우리의 만남이 서로에게 가장 큰 행운이길 바라는 마음을 그린 ‘행운’ 등의 신곡과 더불어, 특별히 음반에는 이전에 디지털 싱글로 선보였던 ‘나는 너네 옆집에 살고 싶다’를 수록했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열정을 그 어느 때보다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번 앨범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감정의 넓고도 깊은 진폭을 전달하는 로켓트리 특유의 장기가 여지없이 발휘되는 한편, 음악적으로도 이전보다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일렉기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빠르고 신나는 편곡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라이브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자우림의 베이시스트 김진만의 믹스로 다듬어진 음악에 CBB의 아트웍으로 사랑스러움이 극대화되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땐 진짜 늦은 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그러니까 그게 무엇이든, 알아서 알아주길 바라기 전에 이야기하자.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그리고 이 앨범은 정말이지 사랑스럽다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