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 듀오 '무이앤미로 (Mooy & Miro)'의 첫 EP 앨범
우리는 늘 찾아 다닌다. 좋아할 만한 음악을. 내게 맞는 음악을.
신뢰하는 뮤지션의 신보를 기다리고,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최신 앨범들을 뒤적인다. 그뿐이 아니다. 음악은 어디에나 있다. TV 프로그램과 영화 속에, 블로그와 인터넷 사이트의 배경 음악으로. 우연히 들른 카페나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도 음악은, 흐른다. 음악과 마주칠 때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음악은 내 취향인가? 이 음악을 좋아하게 될까?
2011년 겨울, 홍대 앞에 있던 '무이'의 작업실에서 어색하게 첫인사를 나눈 날부터 지금까지,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무이'와 기타를 연주하는 '미로', 두 사람이 함께 고민해 온 질문도 그것이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것일까? 우리에게 맞는 음악은 무엇일까?
'무이'와 '미로'는 살아온 궤적만큼이나 서로 다른 사람이다. 성격도, 관심 분야도, 생활 방식도 다르다.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그렇다. 순간의 느낌과 직관적인 판단을 중시하는 '무이' (대신 귀가 얇다고 한다)와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애쓰는 '미로' (대신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음악에 있어서는 놀라울 만큼 감각과 생각이 일치했다. 각자가 뼈대를 잡아온 곡을 서로 자신의 곡처럼 좋아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었고, 덕분에 두 사람이 곡을 만들고 다듬는 과정은 늘 신선하고 즐거웠다. 함께 노래를 만들고 합주와 공연을 하며 그들이 보낸 시간은 결국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오랜 고민과 모색의 결과물이 바로 '무이앤미로'의 첫 EP 앨범이다.
앨범에는 그들의 탐색 기간과 폭넓은 음악적 관심을 반영하듯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들이 담겨 있다. 피아노와 기타를 기본으로 하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토대로 포크(Folk), 팝(Pop), 펑크(Funk), 재즈(Jazz) 등 여러 장르들을 넘나든다. 그럼에도 어느 한 곡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기본적으로 좋은 멜로디에 대한 감각과 '무이'의 표현력 풍부한 목소리가 앨범 전체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MBC 드라마 '메디컬탑팀' OST에 수록된 "I hear you"를 통해 '무이앤미로'는 모두가 위로를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과연 진정한 위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그 뒤로 이 곡을 통해 '무이앤미로'를 알게 된 사람들 (그리고 공연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은 '무이앤미로'의 앨범에 대한 기대를 표출해왔고, 그 기대는 직간접적으로 '무이앤미로'에게 전해졌다. 심지어 언어와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Facebook 메시지나 Youtube 영상의 댓글을 통해 '무이앤미로'의 다른 음악을 더 듣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아마도 "I hear you"가 드라마에서 '샤이니 민호'의 테마였던 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을 테지만).
이 앨범은 '무이앤미로'가 앨범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건네는 선물이자, 처음 '무이앤미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인사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 앨범과 마주쳤든,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앨범이 당신 취향이라는 걸. 이 노래들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