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호의 첫번째 싱글 음반 [Set Off!]
양영호의 첫번째 싱글 음반 [Set Off!]는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한 모던락 사운드와 더불어 감성적인 세 명의 보컬이 각각 한 곡씩 노래하고 있는데 "유로스타 (Eurostar)"의 시원한 보컬과 "나의 꿈을 찾아"의 다니엘 리의 애절한 감수성, 그리고 양영호가 직접 노래한 "비오는 삼청동"의 진정성 있는 보컬이 한데 어우러지고 있다. 특히 연주자들의 조화가 돋보이는데 마커스 워십의 기타리스트 임선호와 0의 세심한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밴드 스픽아웃의 드러머 김준호의 짜임새 있는 드럼과 특유의 리듬감과 좋은 라인이 돋보이는 정성은의 피아노 연주, 싱어송 라이터 Moria와 버클리 출신의 베이시스트 종민석의 무게감 있는 베이스 연주의 조화는 신선하면서도 오래들어도 질리지 않을 법한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나 이러한 밴드 사운드 위에 재기 넘치는 효과음들이 등장하는데 유로스타에서 나오는 영국과 프랑스 기차역의 샘플링 사운드와 기차를 달리는 듯한 스네어 브러쉬의 연주 등으로, 리스너들을 자신의 감성의 공간으로 초대하여 들려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양영호 음반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음반의 첫 번째 트랙 "유로스타 (Eurostar)"는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해저 열차 Eurostar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곡으로 직접 열차를 타고 달리는 객실 안에서 곡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국과 프랑스의 시차 때문에 나라와 나라를 달리며 시간도 다시 한 시간 뒤로 달려간다는 사색적 이야기를 노래하고 국경도 언어도 달라지는 풍경들 속에서 느끼는 고독감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도 이야기하고 있다. 빠른 비트의 모던 락 음악으로 고독과 그리움을 이야기 하지만 여전한 희망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두 번째 트랙 "나의 꿈을 찾아"는 미디엄 템포의 따뜻한 모던 락 사운드에 정성은의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녹슬어 버린 내 어린 시절의 우산, 내 방 귀퉁이의 작은 의자에 쌓인 오래된 먼지 등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투영물을 통해, 변해버린 것 같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오랜 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누구에게는 꿈이 있었고 이루고자 했던 소망들이 있었다. 하지만 잊어버리고 포기해 버린 현실에서도 꿈을 잊지 말고 놓치지 않길 바라는 그의 따뜻한 소망이 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깊은 감성을 들려주는 곡의 후반부는 이곡의 백미이다. 특별히 그동안 크라이젠으로 활동하던 다니엘 리의 보컬은 새로운 루키의 등장을 이야기하고, 양영호와 다니엘 리의 좋은 어우러짐은 음반에서 가장 인상 깊은 트랙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트랙인 "비오는 삼청동"은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곡으로 양영호가 직접 노래한 트랙이다. 비와 눈물의 보편적인 동질감 있는 의미, 그리고 대중성 있는 코드와 편성, 편곡으로 대중이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트랙이며, 빗소리와 어우러지는 임선호의 클래식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삼청동 카페 한 켠에서 사랑했던 그녀의 기억을 되새기고 그 시간을 그리워하는 그의 노래는, 이별에 아파하며 사랑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또 그들을 위로한다. 화려한 보컬리스트는 아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는 노래로 불렀기에 이 노래는 더 슬프고 더 따뜻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