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페이퍼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 bright
Grand Mint Festival, Beautiful Mint Life, Mint Festa, ICON, THEY, ADD 등의 페스티벌과 브랜드 공연.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한 독점 인터뷰와 솔직담백한 라디오. 다양한 문화 정보와 쏠쏠한 재미의 기획 콘텐츠까지. 이 모든 것은 2007년 론칭 이후 민트페이퍼가 걸어온 흔적이자 우선 떠올려지는 이미지입니다. 모던과 감성 문화의 숲을 아티스트와 동행하고자 했던 바람이기도 했고요.
민트페이퍼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강아지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 [LIFE], [cafe : night & day]까지 다섯 장의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했습니다. 질보다 양이 우선시 되어온 컴필레이션의 일반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자 기획 콘셉트부터 음반의 완성도까지 다각도로 고심했고, 그 결과 남다른 반응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기존 시리즈와는 별개의 새로운 프로젝트 음반을 선보입니다. 세일즈와 화제성을 담보하기 위해 아티스트를 먼저 섭외하기보다는, 지명도와 상관없이 곡의 메리트로만 꾸며지는 신예 중심의 프로젝트 음반 [bright]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2007년 민트페이퍼의 시작부터 하나의 카테고리를 차지해온 mint bright. 지금(2015년 9월 현재)까지 100여 팀의 신인이 이 코너를 통해 소개됐고, 상당수가 현재 음악 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습니다. 노리플라이, 디어클라우드, 요조, 브로콜리너마저, 오지은, 몽니, 검정치마, 메이트, 데이브레이크, 옥상달빛, 10cm, 랄라스윗, 칵스, 조정치, 가을방학, 원모어찬스, 소란, 글렌체크, 어반자카파, 제이레빗, 윤한, 쏜애플, 선우정아, 슈가볼, 홍대광, 빌리어코스티, 혁오, 정재원, 안녕하신가영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mint bright를 통해 소개된 전도유망한 이름이라면 믿어지시나요? 프로젝트 음반 [bright] 시리즈는 웹사이트 상의 mint bright를 음원 발표라는 실체를 통해 좀 더 널리 소개하는 목적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음악 시장의 미래는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신예들이 끝없이 나타나고 그들이 적절한 기회를 통해 부각되어야만 지속적으로 유효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남다른 감각의 노래와 아티스트를 만나고 소개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bright]라는 팔레트를 펼치게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작업비도 드리고, 큰 도움은 아니지만 민트페이퍼에서 노출도 됩니다. 어쩌면 꽤 많은 민트페이퍼 회원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실 수도 있을 테고요. 노래 하나로 신예에서 단번에 스타로 거듭났던 몇몇 아티스트처럼 말이죠.
[bright]는 '신예라고 분류될 수 있는 장르 불문 아티스트, 어디에도 발표된 바 없는 신곡, 활동 경력 전혀 없어도 상관없음'이라는 표면적인 가이드만 있을 뿐 철저히 소수 민트페이퍼 스태프의 감각과 독특한 취향의 셀렉션입니다. 선곡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입수한 데모를 체크했고, 몇몇 레이블과 아티스트에게는 혹시 미발표곡을 받아볼 수 있는지 문의했으며, 민트페이퍼를 통해 공개 모집까지 진행했습니다. 수많은 곡을 들으며 선곡하는 과정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성, 완성도, 지명도, 대중성 등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을 평가할 위치도 되지 않을뿐더러 음악이라는 매우 주관적인 예술의 가치를 판단한다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bright] 선곡의 기준은 민트페이퍼의 설명하기 모호한 방향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1년에 1장이 될지, 10장이 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우연 혹은 필연으로 새롭게 만나는 10곡이 채워지면 "bright" 시리즈가 발매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프랑스의 Kitsune maison이나 La Musique de Paris처럼 브랜드만으로도 기대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시리즈가 되기를 꿈꾸며 말이죠.
bright # 4 : track by track
01. 멜로망스 / 부끄럼
이름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악을 들려주는 두 남자. bright #4의 시작을 기분 좋게 알리는 ‘부끄럼’은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소심한 마음을 스윙 리듬 위에 유머 있게 담아낸 곡입니다.
02. 데일리노트 / 기억 속의 우리
일상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하는 듀오 데일리노트가 들려주는 ‘기억 속의 우리는’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할 때,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그런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는 곡입니다. 맑은 목소리와 안정적인 연주, 코러스 등의 섬세한 디테일에서 이들의 음악적 내공을 엿볼 수 있습니다.
03. 박예슬 / 허해
재즈 피아노를 전공, 연주자로 활동해 온 그녀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첫 걸음을 내딛습니다. 폭발적인 감정이 지나간 다음의 허한 마음을 그린 곡으로, 살짝 허스키한 매력적인 목소리와 반복되는 가사가 중독적입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동료 아티스트 적재가 편곡과 기타 연주로, 구본암이 베이스 연주로 참여했습니다.
04. 심재현 / 솔직한 몸
밴드 쏜애플의 베이시스트 심재현의 솔로 곡. 작사, 작곡은 물론 모든 악기의 연주와 프로그래밍 그리고 믹스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손으로 완성해낸 곡. 아슬아슬 경계를 넘나드는 가사와 스캣에 주목해주시길.
05. The Hans / Why
조악한 음질의 데모와 ‘노가다 하고 있어서 전화 잘 못 받아요. 어서 꺼내주세요.’라는 메일로 bright #4와 인연을 맺게 된 밴드. 힘 있는 기타 리프와 코러스가 매력적인 ‘Why’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보고 쓰게 된 곡이라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보컬 배성광은 bright #4가 발매되기 하루 전에 입대할 예정입니다.
06. 조소정 / 우주가 기울어지는 순간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앳된 외모와는 다르게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의 반전. ‘우주가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휘청였던 어느 봄의 기억’을 피아노와 스트링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곡에 담았습니다.
07. 램즈X주혜 / 오늘처럼
두 싱어송라이터의 만남. 남녀 듀엣 곡인 ‘오늘처럼’은 bright #4에서 가장 달콤한 트랙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들이 가는 날의 들뜬 기분을 삼바 리듬으로 표현, 그 행복한 기운에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듭니다.
08. FLING / come over
이질감 없는 영어 가사와 세련된 사운드로 아무런 정보 없이 들으면 영국의 신인 밴드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플링. 부서질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매력적인 보컬과 코러스, 터질 것 같지만 폭발해버리지는 않는 절제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bright #4에서 가장 감각적인 트랙이 아닐까 싶네요.
09. 파라솔 / 아부
로파이 사운드를 들려주는 3인조 밴드 파라솔. ‘아부’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을 담아 만든 노래로, “기본적으로 사람은 늘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외롭고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 말이죠. ”라는 코멘트를 전해왔습니다.
10. 선인장 / Farewell
의도한 건 아니지만, 수록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제목과 분위기 때문에) 마지막 트랙으로 결정했던 곡입니다. 건반 연주와 스트링, 닮은 듯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차분한 마무리를 선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