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ena (시레나)' [Somewhere Nice]
'Sirena'는 조금은 생소했던 방식으로 몽롱하고 수채화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Googolplex'의 멤버 'Sirena'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이 앨범에서 'Sirena'는 기본적인 구성을 특유의 일그러진 패드와 기타로 채워나가지만 그것을 구현해내는 방식은 재기발랄하다. Swimming Pool 같은 트랙에서 이렇게나 일그러진 패드로(lo fi)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름 어딘가의 상쾌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처럼 이 앨범은 하나의 감정을 담아내는데 정반대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Googolplex때의 긴 호흡보다는 짧게 치고 나가는 방법을 택한 Sirena는 이 앨범으로 그가 생각하는 소리에 대한 이미지들을 조금 더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다. 앨범의 트랙들이 진행되면서 느끼는 것은 소리의 변형들이 그렇게 공감 불가능한 깊이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느낌. 그 즈음이 아마 이 묘한 분위기를 즐기게 되는 순간일 것이다. 오래된 흑백영화의 가운데 속에 앉아있는 듯한 화이트 노이즈를 똟고 재미있는 독특한 질감의 드럼이 치고 나오며 시작되는 첫번째 트랙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We're Floating In The Space' 라는 가사를 부르며 조금씩 쌓아 올라가지만서도 재기발랄함을 잃지 않는 편곡이 돋보이는 노래이다. 몽환이 있지만 흥겨움도 있다. 타이틀곡인 "Monster" 에서 당신은 특유의 패드톤을 터트려 공간을 감싸는 그 순간에 이세계가 몬스터 같다고 하는 말을 믿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번째 트랙인 "Swimming Pool" 에서는 정말로 수영장에서 헤엄치는 듯한 느낌이 상상되는 패드가 하나의 테마를 확장하며 진행된다. 이 앨범에서 이렇게나 비틀어진 소리들은 메인 테마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곡의 구성 덕분에 멀리로 흩어지지 않는다. 일렉트로니카이지만 어디서나 들리는 그런 일렉트로니카는 아니다. 이 새로운 EP앨범은 드론노이즈가 있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며 멀리서 울리는 폭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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