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악단 (Non Alcoholic Orchestra) [3호]
'저렇게 난데없이, 계획적인 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니.' / 서초동 주민 김 모 양
'여름 노래는 "아하! 천국의 계절"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예요.' / 그루피 정 모 군
'"우울해"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무대 위에 올려놓은 내 여름밤의 꿈을 내가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연극배우 이 모 씨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 금주악단은 철저히 상업성을 추구하는 밴드라는. 그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 전직 기자 박 모 옹
그렇다. 금주악단은 철저히 상업성을 추구하는 밴드다. 그래서 이번 여름을 겨냥해서 시즌 송을 내놓았다. 이미 [2호]에서도 '청량한 봄밤' 운운하며 봄노래 톱 텐 진입을 노리긴 했었다. 그런데 봄이라던 5월은 더 이상 봄이 아니었다. 절치부심. 이번에는 날을 제대로 잡았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드는 7월 4일. 세 번째 싱글 [3호]를 발매하며 금주악단은 드디어 물을 만났다.
1. "아하! 천국의 계절"
매주 화요일 밤에 금주악단은 서초동 창고에서 연습을 한다. 얼마 전 연습 중 놀듯이 아무렇게나 즉흥 합주를 했는데 그때 단번에 이 곡이 만들어졌다. 나중에 스튜디오에서 노랫말을 다듬고 녹음을 했다. 줄줄이 대기 중인 다른 곡들을 제치고 이 곡이 [3호]의 타이틀곡을 꿰찬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여름 노래이기 때문이다. 살랑살랑한 기타와 껄렁껄렁한 보컬의 조화는 남국의 해변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유로이 거닐고픈 영혼의 모습이랄까. 모름지기 시즌 송이라면 이 정도의 낭만은 품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2. "우울해"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록이다. 그래서 철저히 상업성을 추구하는 [3호]의 또 다른 곡은 록이 되어야 했다. 예전에 녹음해둔 이 곡을 금주악단은 공연에서 첫 곡으로 부르곤 하는데 줄줄이 대기 중인 다른 곡들을 제치고 이 곡이 간택된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록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기타와 화끈한 샤우팅이 있기 때문이다. 우울한 노랫말과 신나는 리듬의 부조화는 비극적 양념이 섞여야 희극의 맛이 더 우러나는 격이랄까. 모름지기 록이라면 이 정도의 신명은 품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3호]는 철저히 여름을 추구한다. [3호]와 함께하는 올 여름은 아무리 우울해도 우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름은 천국의 계절이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