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노래들 '인메이' [풍덩]
더는 앨범을 내지 않을 것 같던 '인메이'가 7곡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색다른 사운드를 가진 [풍덩]이라는 앨범은 '인메이'의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앨범 커버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이것은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를 마주하는 새끼 바다거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음악을 들었을 때 받게 되는 첫인상은 악기 사운드들이 발랄해 졌다는 것이다. 흔히들 사용하는, 어쩌면 식상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이지만, 예전부터 특정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 온 '인메이'답게 나름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이번 앨범을 계기로 일렉트로니카 쪽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며 언제든 마음에 닿는 소리를 자신의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종래와 같이 '인메이'는 자유롭게 뛰어 노는 음을 자신의 목소리로 잡는다. 언제나와 같은 '인메이'의 목소리로 흘러가는 곡들을 기대해도 좋다. 그 속에 담긴 소재와 노랫말들도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생각하고 있던 것, 또 생각하지 못했던 것, 혼자 간직하고 있는 줄 알았던 것들을 들킨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한없이 개인적인 것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모습을 노래한다.
1번 트랙 "오후 4시의 산책"은 가장 활기찬 순간의 햇살을 닮았다. '인메이'의 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의 곡들 중 이 노래가 가장 익숙할 것이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가장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 어느 날 이 노래를 가장 먼저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2번 트랙 "비가 너의 이름을"을 들으면 듣는 이마다 각자의 머릿속에 자신만의 뮤직비디오가 저절로 만들어 질 것이다. 까만 밤하늘에 별 백 만개 있는 것처럼 세상에 사람 수만큼 많은 이야기와 얼굴들이 나타날 것이다. 7번 트랙은 이 앨범의 마침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앨범 전체의 주제를 극대화시키는 노래이다. 이 노래가 다른 트랙과 어우러지며 우리는 앨범에서 말하는 '시작'을 가장 크게 공감할 수 있다. 하루하루 흘러가는 일상과 태연함 불안감 그리고 그 속에 남들은 흔히 눈치채지 못하지만 자신만은 알고 있는 선명한 무언가를 담고 있다. 청량한 음이 한 순간에 터지는 후렴구가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 진 응어리를 해소 시켜 준다. 이 노래를 마지막 트랙에 배치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시작이라는 것은 분명한 경계선이 있는 것이 아니다. 큰 마음먹고 과감하게 새로운 발걸음 내딛는 사람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나 '인메이'의 이번 앨범은 좋은 동행자가 되어 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