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긍정으로 터지는 색색의 사운드 팝콘, 달팽이관을 휘몰아치는 일렉트릭 슈팅스타 당신을 춤추게 할 단 하나의 탄산음악, '키라라'의 [cts2]
언젠가부터 EDM을 규정하는 부차적인 말들이 너무 많아졌다. 트렌드라는 명목 아래 봇물 터지는 쏟아지는 일렉트로닉 음악들과 너나할 것 없이 어떤 음악을 바탕으로 하든 전자음악이 조미료마냥 첨가되고 있는 이 시점에 어쩌면 이 바닥에서 더 이상의 신선한 행보를 발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만져봤을 법한 과학상자 부품들처럼 색깔과 도구에는 한계가 있고 익숙한 조합일 수밖에 없다. 관건은 조합의 완성도이다. 그것도 즐거움에 대한 완성도. 키라라의 음악은 ‘재미’있다. 이러저러한 장르의 조합과 스킬을 떠나 매우 재미있다. 너무 단순한 수식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한 단어에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사전적인 의미로 '재미있다'는 '즐겁고 유쾌한 기분이나 느낌이 있다'는 의미로 가장 음악의 본질과 목적에 가까운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일렉트로닉이 갖는 마니아적 전문성을 떠나 음악이 ‘재미있게’ 들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몸과 귀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cts2]는 지난 5월 발매된 [cts1]에 이은 두 번째 EP로, 2011년 겨울부터 2014년 봄까지 키라라가 강요당했던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 합정과 상수 그리고 제주도의 카페 구석자리를 전전하며 싸지른 별똥별 다섯 개를 묶은 사운드 세트이다. 제일 첫 트랙 "sleeping"이 이 앨범에서 가장 키라라스러운 트랙으로 타이틀곡이 되었다. 그리고 신나는 리듬에 몸을 움직이면 막상 4분의 7박자라는 애매한 박자에 주춤주춤하게 되는 'ct47'과 '키라라' 특유의 자부심이 돋보이는 'Totally Different From You'도 시원하고 매력적인 곡들이며, 흥미로운 불시착을 한 뮤지션의 무의식을 반영하는 것 같은 ‘ct14034’부터 이 젊은 아티스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ct14035’까지 일관되지 않은, 그래서 매력적인 사운드파티의 향연이 이어진다.
키라라는 항상 자기의 음악을 '이쁘고 강하다'라고 설명한다. 색색으로 터지는 비트와 멜로디는 장르적 이슈를 넘어 그저 춤추게 한다. 춤은 EDM을 규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움직임이 아니었던가. 사실 이런 음악에 분석적인 설명은 불필요하다. 7분이란 시간 동안 당신은 잠시 담배를 필 수도, 인터넷에 뜬 연예인 가십거리를 훑어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cts2'의 'sleeping'을 들으며 스텝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다. 즐겁고 유쾌한 기분 또는 '느낌이 있는' 7분이 될 것이거나 자판기에서 뽑아 먹는 청량음료만큼이나 갈증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다 가격도 더 싸고 제로 칼로리에 오히려 칼로리 소모까지 유도한다. 물론 얼만큼 소모되느냐는 당신의 댄스본능에 달렸다. 니체가 가라사대 '모든 예술 안에서 아름다움은 완전히 논리적인 것이 극복되는 지점에서야 비로소 시작된다.'라고 하였다. 논리와 분석, 분류를 버리고 그저 듣고 즐길 수 있다면, 당신이 춤출 수 있다면 이 음악은 완성된다. 절대, 다만, 결코, 오직, 단지. 재밌다. 그게 전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