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Diary] 싱글을 냈던 '로켓트 아가씨' 는 그 동안 '리사' [Christmas Love] 앨범 작곡과 프로듀싱,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콘서트 밴드 투어 세션 및 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만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그녀의 음악적인 범위를 넓혀갔다. 2년 만에 발표하는 이번 싱글은 같은 악기 구성으로 전혀 다른 두 가지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타이틀 곡인 "Let's Call It a Day" 는 피아노가 메인이 되는 재즈 발라드 스타일의 곡으로 나의 내면에 초첨을 둔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불일치, 남들에게는 쉽지만 내게는 어려운 풀리지 않는 인생의 숙제들, 그저 묵묵히 버티어 내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일 때...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보는 문제들을 진솔하게 물음으로,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 그쯤이면 오늘 하루도 수고 했다고 위로를 남긴다. 이 노래는 요즘 가요에는 보기 드문 5분에 육박하는 러닝 타임을 갖고 있는데 후주가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로켓트 아가씨' 는 이 후주를 절제되고 서정적인 피아노 솔로로 만들었는데 덕분에 노래의 메세지와 내 삶에 대해 잠시 되돌아 볼 시간을 갖게 된다.
이에 반해 "멈춰버린 시간" 은 우리의 관계에 대해 묻는 기타 중심의 모던 락 스타일의 곡이다. 함께 있어도 좁혀지지 않는 수평선 같은 관계, 연인 사이 혹은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서 우리들은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한계를 경험하곤 한다. 헝클어진 감정에 발이 묶여 버렸어도 벌어진 틈 사이로 손을 내밀어 붙잡으려 한다. 우리는 그 멈춰버린 시간에서 더 앞으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처음부터 너였기 때문에 I Love You, I Miss You 라고 몇 번이고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멈췄다가 터져 나오는 일렉 기타의 백킹이 응축된 감정의 분출을 잘 표현해 준다. 어쩌면 그녀의 음악은 듣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줄지도 모르겠다. 적나라하게 현실의 나와 우리를 직면해야 하니까. 그러나 이 솔직함은 사람에 대한 애정을 근간에 두고 있음이 분명하다. 쓸쓸하면서도 편안한 그녀의 목소리에 담아 실리는 노래는 그래서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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