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다' [너와 나]
사랑의 시작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설렘? 관심? 고백? 세상의 수많은 사랑 초보자들은 처음 만난 날, 혹은 둘 중 누군가 사귀자고 제안한 날부터 날짜를 세기 시작합니다. 만난 지 100일째, 200일째, 300일째. 그렇다면 쌓여가는 날짜만큼 두 사람의 사랑의 두께도 점점 두터워지는 걸까요? 그런데, 누군가는 이런 말도 합니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알았을 때에야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이죠. 우리가 흔히 한눈에 반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낄 때 그때는 그저 사랑의 가능성을 뜻할 뿐이라고요. 그래서 그런 말도 있나봅니다. 이별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다.
어쩌면 우리는 숱한 이별이 주는 자양분으로 또 다른 사랑의 가능성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차가운 바람을 피하고 언젠가는 봄볕처럼 지루한 일상을 함께 견뎌 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요. "너와 나"에서 '피다'는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대단한 사건이 아닌 일상처럼 다가오는 현실을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로 상처받은 이들의 지친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을 준비하면서 말이죠. 오랜 시간 '피다'에게 노래가 '머물 수 있는 곳'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