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멘쉬' [귀곡]
'위버멘쉬'(Ubermensch)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항상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신체적 존재이며, 인간 자신과 세계를 긍정할 수 있는 존재이자, 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완성시키는 주인의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한다.
2011년 초, 저 '위버멘쉬'(Ubermensch)라는 이름으로 밴드가 결성되었다. 무슨 깊은 뜻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포털에서 '위버멘쉬'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제일 위 쪽에 이들이 검색되니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름도 이름이지만 음악 역시 범상치 않다. 2014년 5월에 발표한 첫 EP 앨범 [불확실성]에는 '핑크 플로이드'를 연상시키는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록 스타일의 노래들이 담겼다. 타이틀 곡 "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대한 서사를 펼쳐냈다. 참고로 "밤"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은 '봉준호' 감독이 아니다.
그리고 2015년 7월, '위버멘쉬'는 싱글, [귀곡]을 발표한다. "Intro", "귀곡", "11월"의 세 곡이 담겼는데 공통적으로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곡으로 생각하고 죽 이어서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
말이 나온 김에, 사실 위버멘쉬 노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사다. 좋게 말하자면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난, 나쁘게 말하자면 애늙은이 같은 가사는 대중음악의 노랫말이라기보다는 시에 가깝다. 여기에 1980년대 하나뮤직-그러니까 '조동진' 사단의 노래들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버무려지면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이 만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위버멘쉬'의 음악에는 '프로그레시브'보다는 왠지 '아트'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특히나 이번 앨범에서는 일렉기타가 후퇴하고 건반이 전면에 나섬으로써 더욱 '아트 록' 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열거했던 음악들의 팬뿐 아니라 뭔가 새로운 음악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버멘쉬'의 [귀곡]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노래가 몇 곡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들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하는 것은 후일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기로 하자.
ABTB – 박근홍
이 앨범에 도움 주신 분들: 선인장(박승미, 한지수), 문동혁, 황승섭
Mix & Master 이평욱
Produced by 위버멘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