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튤립농장' [요즘 연애에 대한 생각]
'네덜란드 튤립농장' 의 인생 목표는 유명인이 되어 예쁜 여자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그럴 거면 쇼미더머니에 나가서 빨간 팬티를 보여주는 편이 빠르겠지만 아직은 케이팝스타 예선 탈락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그는 꿋꿋하다. 가창력도, 기타력도 별 볼일 없지만 음악으로 뱉어내는 이야기에는 절절한 진심이 보인다. '네덜란드 튤립농장' 이 첫 싱글 [어린이 퍼즐]로 듣는 사람 놀라게 만든 지 4개월만에 첫 EP 앨범 [요즘 연애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왔다. [어린이 퍼즐]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는데, 조금 더 전문적인 세션의 참여와 조금 더 장비가 좋은 스튜디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아버지 카드의 한도를 알게 되었다. 여전히 가창력과 연주 실력은 엉망이지만 이번 EP에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제법 구색을 갖췄다.
구여친을 생각하며 퍼즐 조각이나 떠올리던 '네덜란드 튤립농장' 은 지난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홍대를 돌아다니며 헌팅이나 하던 철부지에서 연애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가진 헌팅이나 하는 철부지가 되었다. 연애라는 이름으로 만났지만 결국 서로에게 상처로 남았던 지난 날들을 생각하며 그는 자신을 철저하게 피해자로 설정한다. "요즘 연애에 대한 생각" 에서 더 큰 아픔과 상처를 받은 것은 어쩌면 상대방보다는 나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상대방에게 맞춰가며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없는 답답함과 오히려 홀가분한 멜로디가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네덜란드 튤립농장' 은 아직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발음하지 못한다.
타이틀곡인 "Kerasys" 에서는 좋아했던 사람의 냄새가 내 집, 내 몸, 내 하루에 가득해서 받는 달콤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생각이 나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싶어도 아직은 질척댈 수 밖에 없는 심란한 그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다. 제품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심리도 보인다. 그런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면서 다가올 사랑을 떠올려본다. "잠만보 이야기" 는 그런 상상력의 결과물이며 연애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이다.
차라리 책을 쓰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한국인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라서 그의 음악을 응원한다. 하지만 차마 부끄러워서 나만 알고 싶은 음악가다.
- 네덜란드튤립농장 안티팬클럽 회장(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