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공업사' [Fine Thanks And You?]
인디밴드 '형제공업사'가 새로운 연주앨범 [Fine Thanks And You?]를 들고 찾아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그들은 실망시키지 않고 지극히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추억을 묘하게 자극하는 멜로디언 연주가 실로 근사하다. 앨범작업 초반, 하모니카를 연습하다가 너무 어려워 홧김에 집어 던진 방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국민학생용 멜로디언은 어쩌면 신의 계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1980년산 멜로디언은 고 (古)악기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완벽하게 숙성발효 된 냄새와 사운드로 연신 뜨거운 호흡을 불어넣으며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고 몸을 아끼지 않은 혼신의 녹음 탓에 결국 분리수거 되었다고 한다. 한편, 매번 고집하고 있는 녹음방식인 원테이크 녹음은 보통 재즈명반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뮤지션도 아닌 주제에 감히 실행하는 기행으로 이들의 음악적 고집과 가난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충 들으면 꽤 그럴듯한 결과물을 신통하게도 만들어냈다. 덧붙이자면 절대로 자세히 듣지는 말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그래도 특유의 감성 풍만한 이번 앨범을 듣노라면 마치 최면에 빠져드는 것처럼 어릴 적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는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잘하는 음악보다는 괜찮은 음악을 하고 싶다던 그들의 철학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Fine Thanks And You?" 제목처럼 부디 이들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앞으로 조금씩 괜찮게 느껴지길 바란다. # 우연히 인연이 된 동명의 Cafe Fine Thanks And You?에 선물하고자 만든 앨범으로 그것이 또 인연이 되어 그의 동생 천재 아티스트 'Palsa'를 만나 비루했을지 모를 앨범 디자인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또한, 오래 전 음악 접는다며 호탕하게 말하고 떠났던 보컬 심모군이 슬그머니 팀에 합류하며 앞으로 지금보다는 조금 더 그럴듯한 음악을 곧 선보이게 될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