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 가 말하는 겨울부터 시작된 일 년의 기다림 [겨울봄]
[소품집] 에 이어 싱글 앨범 [수-퍼맨] 이 나온 지 수개월이다. 그 사이 겨울을 지나 우리는 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겨울봄] 이다. 그렇게 계절을 겪고 세 번째 앨범이 나오면서 도도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들이 새로 내놓는 그 노래를 접하면서 우리는 '도도' 가 아껴왔던 감수성을 발견한다. 우리는 끝을 마무리하면서 또 새로운 것들을 준비한다. 준비와 마무리는 아주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주 같은 것에 대한 다른 언어 표현이다. 겨울을 마무리하는 것은 올봄을 준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노래는 기다림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기다림이란 망각과 잊음에 대한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노래는 겨울부터 시작된 일 년의 기다림을 말한다. 이내 그 일 년마저 지나 다시 봄이 된다. 그 사이에서 기다림을 이야기하면서 또 희미해진 기억들을 노래한다. 기다림과 망각이 혼재하고, 그 사이 겨울은 봄이 된다. 겨울과 봄의 경계는 그 기다림과 망각이 교차하며 생겨난다. 그 사이에서 마음은 단지 겨울 이상으로 쓸쓸하다. 원래 쓸쓸함이란 어떤 극한의 계절과는 다르다. 이를테면 겨울의 한복판이 아니다. 슬픔이 잊혀가며 마침내 그것들이 정말로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마음에서 태어난다. 겨울과 봄의 사이다.
'도도' 는 봄을 노래하나, 단순한 즐거운 환희를 말하지 않는다. 새 사랑의 시작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다림의 끝에서, 긴 겨울의 마무리에서, 더 이상 눈 오는 계절이 아닌 시기를 맞이하는 허전함이다. 그래서 그들은 마냥 겨울을 이야기하지도 않았고, 또 마냥 봄을 이야기하지도 않기로 한다. 그 사이에서 망각과 기다림이 혼재한 쓸쓸함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것들을 비워 없애야 하는 역설이다. 그렇게 정말로 겨우 봄이다. 앨범 커버는 그들의 첫 앨범 [소품집] 부터 꾸준히 작업을 해온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최문영' 이 디자인하였고, 이번 앨범에 유일한 악기인 기타는 신인 기타리스트 '권순목' 이 연주했다. (팝 칼럼니스트 한기하) 애써 흘려 보낸 시간들이 일 년 하고도 봄, [겨울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