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언덕 위를 숨이 터질 듯이 달리자, 처음 만났던, 내가 너를 처음 마주한 그곳'
20대에 폭발하는 감성의 곡들을 그 간의 앨범에서 모두 소진한 이후, 새로운 곡들이 나오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이른 바 작곡난을 겪고 있는 재주소년은 그들의 시작점과 나아갈 방향 그리고 뮤직 비즈니스의 험난함 속에서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첫 곡 "달리자"에서는 그러한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이 녹아있다. 불안한 미래와 돌아갈 수 없는 옛 기억들이 자꾸 발목을 잡지만 다시 한번 달려보는 수밖에...
'어느덧 일 년이 지나가 버린 어느 오후, 무더운 계절이 다시 찾아와'
두 번째 곡 "여름밤2"는 재주소년 2집 [PEACE]에 실린 연주곡 "여름밤"의 코드진행과 멜로디를 차용해 만든 송 트랙이다. 어쿠스틱 기타의 청량한 스트로크 소리가 여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린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는 기대감, 그날의 날씨, 풍경들을 노래에 담았다. 한 여름밤에 시작되는 연애의 기운. 추운계절과는 또 다른 설렘이 가슴속에 퍼져나간다.
이번 앨범에서는 스토리텔링뿐 아니라 멤버인 박경환이 믹싱, 마스터링을 직접 하는 등 사운드적인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재주소년의 5집 [꿈으로]에서 여백의 미와 밴드 사운드를 고루 섞었다면, 이번에는 다시금 목소리의 매력과 기타 소리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미니멀한 악기 구성으로 편곡했다. 여름이 끝나갈 즘, 은은히 번져가는 작은 불빛 같은 이 노래들이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것조차 바보 같아진 이 시대에 외딴 섬처럼 남겨지지 않기를.
글 sabo / 정리 afternoon
1. "달리자" 작사 작곡 편곡 : 재주소년 (유상봉, 박경환) N.Guitar, Vox, Chorus : 박경환 A.Guitar, E.guitar, Chorus : 유상봉 Trumpet : 박종상
2. "여름밤2" 작사 작곡 편곡 : 재주소년 (유상봉, 박경환) A.Guitar : 유상봉 Vox : 박경환
3. "Run Out" 작사 작곡 편곡 : 재주소년 (유상봉, 박경환) N.Guitar : 박경환 E.guitar : 유상봉 Trumpet : 박종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