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그 이상의 밴드. Band Met - Met 1
Met의 음악을 접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의 음악은 오랜 지인이라는 내 모습과 그의 음악을 지지하는 한 사람이라는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곤 한다. EP발매이후, 혼자였던 그는 밴드로 그들이 되었고 이렇게 공연을 많이 하는 밴드가 어디 있을까...라고 할 정도 그 많은 공연 속에도 왜 또 기다려 지는 건지 모른다.
멤버교체도 있었지만 공백기 없이 라이브를 거치며 잔뼈가 굵어지고, 반년의 시간 동안 이전 앨범들을 재조명하는 곡들이 아닌, 삼인조의 밴드로서 새로운 곡들과 그들 자신만의 연주력과 곡 구성을 보여주려 노력하였다. 서정적인 면에서 피아노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에 ‘아직까지는, 하지만 앞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라 한다.
멤버들의 말을 빌리자면,
이연수(vocal, bass)
'니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줬다, 모두들 만족하는 음악감상 시간이 되길 바란다.'
도중모(Guitar) ‘이 음반으로 한 획을 그을 것이다.’
노소영(Drum) '듣고, 또 들어보라‘
거만하다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을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그들만의 일관된 색깔 안에서의 다양한 곡의 스펙트럼 그들이 늘상 얘기하는 'Led Zeppelin to Radiohead를 모토로 락의 클래식을 현대로 재창조하고 사이키델릭, 올카인드 뮤직'을 한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지나치지 않은 일렉트릭기타의 소리와 깊은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는 마치 레드제플린의 어쿠스틱사운드를 닮았고, 과거의 감성을 현대로 숨김없이 가져온 기분이 든다.
그리고 삼인조의 구성에서 빌 수 있는 사운드를 채워주는 드럼연주와 베이스. 더군다나 이번 앨범에서의 포인트는 기존의 Met과는 조금 다른듯한 앙칼지고 어떻게 보면 여성스러운 보컬이 특색 있다. 같은 사람 맞냐는 질문에 그저 웃기만 하는데, 왠지 모르게 많은 성장을 했고, 앞으로 더 성장한다라는 느낌을 준다. 지겹지 않다, 기대된다 이런 느낌.
레코딩
‘정말 죽음의 레코딩이었다’ 흔히 말하는 ‘프로-3시간 30분’의 단위로 9프로 만에 녹음을 끝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1시간 30분. 물론 원테이크 녹음방식이 아니라 하루를 새서 녹음한 것은 아니지만, 굉장한 실력들이다. 악기수가 적은 이유도 있겠지만, 흔히 밴드 레코딩에서 보통 한달 이상은 녹음하곤 한다. 게다가 11곡이 있는 정규앨범 녹음인데. 더 놀라운 것은 드럼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녹음을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엔지니어 없이 직접 톤메이킹과 레코딩을 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원하는 톤을 얻기 위한 모험’ 이라고 하는데 앨범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앨범 수록곡
당연한 말이겠지만 타이틀곡 Feel you부터 눈에 들어온다. Met이 늘상 하는 말은 ‘Do you know What I mean, Trolley’와 같이 추구하는 음악성과 대중성의 타협선인 곡들을 만들 것이다‘ 였는데, 역시나 이 곡에도 Met표 딱지가 붙어있는 듯하다. 서정적 기타 인트로, 전작들보다 좋은 것은 확실한 기승전결과 보컬 다이나믹 레인지라 할 수 있겠다.
낡은치마, 고양이 - 훌륭한 어쿠스틱 사운드다. 여러 번 녹음되어 레이어드된 어쿠스틱 소리가 아름답다라고 말할 수 있다. 라디오헤드 또는 레드제플린의 어쿠스틱 사운드와 흡사하다 라고 하자, ‘더 좋아야 한다’라는 그들의 일침.. 욕심이 어디까진지 모르겠다. 1번 인트로 트랙과 이어지는 낡은치마, 그리고 베이스 솔로가 포인트다.
Grave, Beautiful Life, All your love(Woo City pt.2), Lullaby
Met표 다른 영국냄새 나는 사운드가 여과 없이 실려있다. Grave는 전작 What Happen과, All your love는 전작 Woo City와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 Lullaby는 상당히 하드락 같은 단단한 곡이다. 모두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기타리프 부터 보컬 멜로디까지 흥얼거릴게 많은 곡들.
울고블루스 - 그들의 본 주특기는 Blues 라고 한다. 이 곡은 한국적 록큰롤을 맛뵈기로 선보인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에 관해서는 다음 앨범을 기대하라는 말을 한다. 클럽에서 공연할 때 춤추며 듣기 신나는 곡이다. 가끔씩 Met이 성인가요처럼 부를 때가 있는데 그 재미는 라이브 때 확인해 보길 바란다.
비야 - 역시나 번외곡을 하나씩 넣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Band Met의 색깔이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연주와 곡 구성이다. 폭발할 듯한 드럼과 기타, 보컬로 짧은 임팩트를 느낄 수 있다.
흐려져 - 어쿠스틱 하나에 보컬. 담백하면서도 흡입력있다. 전작 ‘늦은 밤 사고’와는 다른 느낌. 이 곡도 ‘늦은 밤 사고’처럼 라이브에서 밴드로 연주하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맙게도 한글가사 곡들의 비중이 늘었다.
활동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라 함은 세계적으로 누구라도 아는 밴드임을 말한다.
이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결성 반년이란 시간 만에 정규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밴드, 그리고 수없이 했던 라이브임에도 지치지 않고 도전하는 그들을 보면서 빈말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이미 완성되어진 것도 없다. 이미 충분한 재능이 있음에도 그것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그들, 거만하지만 겸손할 줄도 아는 그들의 앞으로의 길에 빛이 나길 응원한다.
2012/09 도경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