읊조리듯 노래하는, 저물 녘의 바람처럼 차분한 위로. 막시밀리언 헤커의 일곱 번째 앨범 [Mirage Of Bliss]
‘연약한 감성’이라든가 ‘안타까운 서정미’, ‘우울한 찬가’ 등 비슷한 부류의 음악을 수식하는 몇몇 단어들로 흔히 설명되지만 결코 그 무엇과도 같지 않은 막시밀리언 헤커만의 그런 느낌은, 올 가을에 발매되는 그의 일곱 번째 앨범에서도 계속된다. 2001년, 「Infinite Love Songs」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데뷔한 뒤, 여섯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꾸준한 음악적 성숙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이제와 새롭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는,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누군가의 안부를 확인하듯 그의 새 앨범에서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그와 여전히 그대로인 그를 번갈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든 송라이팅과 보컬, 그리고 연주(프로듀서인 Youth의 베이스 연주를 제외한)를 혼자 담당해냈다. 먼 곳에서부터 불어온 바람 같은 기타 소리로 시작되는 첫 번째 트랙 ‘The Whereabouts Of Love’는 앨범의 처음을 여는 곡으로 그만의 상념과 갈망이 오롯이 녹아 든 노랫말과 목소리가 틈 없이 귀를 잡아 끈다. 두 번째 트랙인 ‘Head Up High’에서 그는 자신의 노래를 들어온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을 비친다. 이번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이자 Part 1, 2로 나눠 들을 수 있는 ‘Mirage Of Bliss’는 특별한 기교 없이도 마음을 사로잡는 그의 목소리의 신비로운 매력이 다분히 드러난 곡이다. 드라마틱한 전개의 ‘Heavenlies’를 지나 이어지는 ‘Why The World Has Turned For Us’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풍부한 음색의 결에 집중하게 된다. 보너스 트랙에서는 정규 5집에 수록되었던 ‘Summerwaste’를 보다 싱그럽고 따사로워진 느낌의 Youth 편곡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읊조리듯 노래하는, 저물 녘의 바람처럼 차분히 식은 막시밀리언 헤커의 목소리는 동 틀 때까지 옆을 지켜준 친구의 어깨 같은, 저 홀로 아름다운 해질녘의 풍경 같은, 혹은 내 마음 같은 영화 대사 같은, 기대치 않았던 작은 행운 같은 위로를 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