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음악이 맺어준 삼남매, 혼성 레트로 보컬 그룹 '비치볼 트리오'
첫 번째 미니 앨범 [비치볼 트리오] 발매
'비치볼 트리오'는 로큰롤 음악이 맺어준 '삼남매'가 오랜 기간 도모해 온 필연의 '혼성 레트로 보컬 그룹'이다. 삼남매의 첫째 '최성수'는 '오!부라더스'의 보컬로 알려졌으며, 외길 30년 동안 로큰롤 음악만을 연구해온 '로큰롤 박사'이다. 왠만한 여성보다 가늘고 높은 소리로 유쾌하게 뽑아내는 그의 로큰롤 노래 한 자락은 한 여름 팥빙수보다 시원하고 짜릿하다. 그야말로 '음색깡패'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알아챌 수 있는 '최성수표' 목소리는 마치 1960년대 흑백영화에서 톡 튀어나온 듯 생생하고 중독적이다. 또한 '리틀 리쳐드'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익살맞은 몸동작은 한 번 마주치면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삼남매의 둘째 '큰미미'는 선그라스의 그녀들, '미미시스터즈'의 보컬이며,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로큰롤 댄서'이자 강사였기도 하다.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춤을 춰야만 하는 '일심가무(一心歌舞)'의 여인. 오래 전부터 '최성수'가 그녀에게 계획적으로 고강도의 로큰롤 트레이닝을 구사하고, '김정웅'은 블루스 기타와 작곡법 등을 사사한 결과 영광스럽게도 오늘날 이들과 함께하는 보컬 그룹의 멤버가 되고야 말았다. '미미시스터즈'에서의 나긋한 창법과는 달리, '브렌다 리', '완다 잭슨'을 연상케 하는 강렬하고 파워풀한 샤우팅과 허스키한 보이스는 언니들의 로큰롤, 그 여유로운 매력과 낭만을 한껏 즐기기에 충분하다.
삼남매의 막내 '김정웅'은 '오!부라더스'의 기타리스트였으며, 현 '후추스'의 리더이자 보컬이기도 하다. 막내임에도, 가장 강한 추진력으로 야심의 숙원 사업이었던 '비치볼 트리오'를 창단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작곡, 작사는 물론 레코딩, 믹싱,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해내는 쾌거를 이룬 '김정웅'은 그 눈빛만으로도 '버디 홀리'와 닮아있다. 느끼할라 치다가도 귀여워지고, 한없이 장난스럽다가도 금새 진지하게 고백을 해올 듯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며 뭇 누나들의 마음을 두근대게 하는, 그래도 결코 얄밉지 않은 동네 남동생 '김정웅'. 그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보컬은, 한여름 밤 부모님 몰래 데이트를 나가는 소녀의 마음처럼 달콤하고 설레인다.
동시대 청춘들에게 바치는 한 여름 낭만의 세레나데, 로큰롤 음악계의 '쿨' - '비치볼 트리오'! 이들의 첫 미니앨범 [비치볼 트리오]는, '로큰롤 리바이벌' 음악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듣는 것만으로 시원한 해변을 연상시키는, '서프뮤직'과 '두왑', '리듬 앤 블루스' 등 60년대 로큰롤 황금기의 음악을 완벽히 재현한 넘버들은 한 곡도 빠짐없이 유쾌하고 흥미진진하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한평생 사랑을 약속하는 "웃는 모습이 예뻐요"는 청혼가나 축가로도 제격인 흥겨운 곡으로, 이 음반의 타이틀 곡이다. 몹쓸 '기타맨'들과의 숱한 연애, 그래서 답답하고 속상하지만 결국은 '치명적인 그대는 기타맨'이라고 외치는 그녀의 절망적인 심정을 표현한 "기타맨", 해변으로 떠난 휴가에서 마주친 '파란 엉덩이'가 눈이 부셔 기분 좋은 청년들의 환호 "파란 엉덩이", 깊은 여름 밤 사랑하는 여인에게 '네가 좋아하는 딸기케익보다 달콤한' 내가 왔으니 '창문을 열고 내려다 봐'라고 능청맞게 속삭이는 '현대판 세레나데', "그 여름밤", 매일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치는 소녀와의 설레는 시작을 수줍게 표현한 곡으로 '버디홀리'의 보컬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하교길", 그리고 마지막 수록곡인 "나밖에 모르던 사람"은 사뭇 새로운 블루스 스타일의 곡으로 실연 직후의 억울하고 절박한 마음을 코믹하지만 솔직하게 담아냈다.
'비치볼 트리오'는 독립 레이블계의 기린아 '왕코 프로덕션'의 첫 번째 제작 음반으로, 한 공간, 한시간, 한 곡 당 한 차례만의 녹음을 허용하며, 무모해 보이지만 야심 찬 첫 작품을 완성시켰다. 뿐만 아니라, 모든 곡을 '모노 믹스'로 작업하여, 그 방식과 사운드조차 '로큰롤 시대'의 정취를 그대로 되살렸다. '비치볼 트리오'의 첫째 '최성수'의 유쾌한 보컬, 둘째 '큰미미'의 파워풀한 여성 보컬, 막내 '김정웅'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보컬로, 다양한 맛의 로큰롤 음악이 공존하는 음반 '비치볼 트리오', 올 여름 내내 그 맛을 한 곡 한 곡 곱씹는 즐거움을 만끽해보면 어떨까? 아마 매년 여름이 되면, 여러분의 귓가에는 이들의 목소리가 맴돌 것이다. 아,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기다려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