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그룹 아카시아의 정규앨범 ‘아카시아 One’
‘아카시아’는 아카펠라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많이 알려진 그룹이다. 10년 동안 순수창작곡 중심의 한국형 아카펠라를 만들어 내고, 한 우물을 파 온 그룹이어서 매니아 층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아카시아 0.5’(2006년 출시)와 ‘청춘예찬’(2007년 출시)이라는 두 장의 EP를 발매했다. 이번에 발매하는 음반 ‘아카시아 ONE'은 순수창작곡 10곡이 수록된 정규음반이다. 10년 동안 다져진 하모니를 바탕으로, 창작 아카펠라 팀이라는 색깔을 잘 드러낸다. 색깔을 넘어 고집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한국에서 자란, 한국형 아카펠라! ‘아카시아’
'아카시아 One' 음반은 자연 그대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받는다. 유기농 과일 같은 청량함과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들어있다. 앞서 출시한 EP 음반의 ‘소나기’나 ‘청춘예찬’에도 많이 배어 있다. 이번 음반의 ‘돈별곡’, ‘어느 세일즈맨의 귀가’, ‘비켜’, ‘자전거’, ‘날 좀 봐줘요’, ‘맑게 푸르게’ 등에도 그 코드는 살아있다. 그런 뜻에서 아카시아를 ‘한국에서 자란 아카펠라’ 라고 해도 좋겠다. 이는 아카시아의 음악색깔이기도 하다.
이웃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아카펠라! ‘아카시아’
이번 음반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아카시아’의 따뜻한 시선이 곡마다 들어 있다. 타이틀곡인 ‘돈별곡’은 돈과의 이별 노래이다. 어릴 때 달콤한 사탕을 쥐어 주던 ‘돈’이 이제는 친구, 가족도 배신하게 만드는 괴물이 돼 버렸다. 이런 돈에게 이젠 좀 꺼지라고 한다. 조금은 무겁지만 우리 삶에서 비껴갈 수 없는 소재이다. 자칫 메세지, 주제 의식으로 치우치기 쉬운 내용이지만 음악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 가사와 음악 간의 균형을 맞춰가며 따뜻한 감성을 잃지 않는다. 음악은 라틴 리듬으로 흥겹기까지 하다. 이번 음반의 경향을 보여 주는 ‘타이틀 곡’이다.
또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노래한다. ‘자전거’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보았던 시골길과 하늘과 숲을 시간 순서로 풀어낸 곡이다. 곡 중반에 음악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새소리, 바람소리가 나타난다. 잠시 사라졌던 아카시아 멤버들의 목소리는 덜그럭거리며 달려오는 자전거로 변신하여 노래가 진행된다. ‘아카시아’의 아카펠라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지난 10년 간 큰 명성을 얻는 화려한 음악 생활을 하진 못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음악이 있는 한 흔들리지 않고 노래하겠다는 다짐의 노래도 들어있다. ‘노래는 나에게로’, ‘우리는 아카시아’가 그런 곡이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이 제 각각의 특성을 살린 음악적 표현을 돌아가며 들려준다. 처음엔 제 각각이지만 이 소리들이 합쳐져 조화를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카펠라가 줄 수 있는 힘이자, 아카시아의 다짐들이다.
아카시아는 이번 음반을 통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설계한다. 아카시아 음악들은 소박하고, 정갈하며, 서로가 하모니를 이루는 세상을 그려낸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모습이다.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천상의 하모니, 아카시아 음악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