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누아주, 첫 앨범, [청춘]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에도 우리의 가슴은 뛰었고, 뜨겁게 사랑했고, 아파했으며, 권태와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채워진 마음이 깨지고, 또 흩어진 채로 우리는 그렇게 청춘의 한 귀퉁이에 섰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나온 청춘의 조각들에 제자리를 찾아주려 합니다.”
2012년, 5인조 밴드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이래, 두 장의 EP 앨범을 발표하고, 한 편으로는 크고 작은 라이브를 통해 쉬지 않고 달려 온 하비누아주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첫 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전진희와 뽐므가 처음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기 시작했던 2010년의 곡부터 이 앨범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 진 곡까지, 지금껏 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숨쉬던 음악들을,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담아 갈고 다듬어서, 기다려 준 사람들 앞에 비로소 꺼내 놓는다. 지금까지의 시간은 결국 이 음악들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었으며, 그 동안 그들이 들려 주고 싶었던 노래들은 결국 전부 그들의 ‘청춘’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지금까지의 하비누아주를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하비누아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동안 그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가 바로 이 앨범이다.
01 [바람 부는 날]
지나가는 청춘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그리움과 아쉬움, 돌이킬 수 없는 기억들을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끌어안았다가는 다시 놓아 준다. 바람이 불고 그 속에서 생각에 잠기는, 그 감정과 순간을 표현한 노래.
02 [별빛도 보이지 않는]
헤어지는 순간의 마음을 담은 곡. 밝은 멜로디와, 그 멜로디를 살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전해지는 편곡. 여기에 왠지 모를 슬픔이 담긴 목소리가 더해질 때, 이 의외의 조합이, 노래의 주인공이 안고 있는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다.
03 [청춘]
청춘이라는 말에 오로지 밝은 의미만 담겨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은, 그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어딘가를 향해 땀 흘리며 달리고 있지만, 목적과 본질을 잃어버린, 어떻게라도 스스로를 다독일 수 밖에 없는, 이 시대의 청춘을 위한 곡이다. 아프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언제나 애틋하고 그리운 나의 청춘, 그것은 이 앨범 전체의 테마이기도 하다.
04 [이 밤이 지나면 part 2]
[이 밤이 지나면] 기타와 노래 버전의 또 다른 이야기.
같은 출발에서 서로 다른 감정과 내용을 담은 노래로 발전해 가는 part 2와 원곡. 이 대비가 흥미롭다.
05 [침묵 (feat. 이상순)]
이제 곧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연인의 모습을 담은 또 하나의 이별 노래. 이젠 정말 끝이라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지만, 어느 쪽도 먼저 그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를 흐르는 침묵. 하지만 그 침묵도 결국 끝이라는 것의 증명일 뿐이다. 싱어송라이터 이상순이 함께 노래를 불러 준 곡.
06 [사월의 어느 밤 (Inst.)]
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사월을 견디는 어느 밤을 그린 곡.
07 [구질구질한 노래]
지우고 싶은 기억들은 뿌리칠수록 더 깊어지고 진해져서 나 자신을 더욱더 초라하게 만든다. 그 덧없는 과정 속에서 한없이 구질구질해지는 스스로를 그린 노래. 하비누아주가 처음 결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 2010년에 만들어진 곡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견디며 만들고 노래했던 추억들이 담긴 곡이다.
08 [이 밤이 지나면]
2013년 발표했던 EP 앨범 [겨울노래]에, ‘서교동 카페 버전’으로 실려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을, 새롭게 정식 스튜디오 레코딩 버전으로 완성시킨 곡. 노래에 담긴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의 동시녹음을 시도했다.
09 [비와 그대와 상실과]
비 오는 오후, 빗소리에 남겨진 기억, 그 기억을 떠나 보내는 노래.
10 [두통]
하루 종일 일을 하며 두통에 시달리다가, 우연히 화장실 창문으로 바라본 밤하늘의 별빛은 아픈 고통을 어느새 잊게 해 주었다. 앞만 보며 일에 치여 사는 우리들은 언제부터인가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드물어졌고, 꿈을 꾸며 생각하는 시간도 적어졌다. 다시 찾고 싶은 그 마음을 그리며 쓴 노래.
11 [오늘도 추억의 한 조각이 되겠지]
버려졌던 기억, 아팠던 기억들은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내 앞에 서 있다. 오래 전 그 날도, 또 그 기억을 되짚으며 아파하는 오늘도, 이제 곧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내 안에 자리잡게 되겠지. 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