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주' [기도]
멈추기를, 고통이.. 다시 보기를, 잊었던 눈빛으로 세상의 슬픔에 건네는 차은주의 뜨거운 위로 이 노래는 몇 장의 사진에서 비롯됐다. 차은주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퓰리처상 수상 사진들을 검색하다 비극적 사진 몇에 눈이 멈췄다. 부상으로 신음하는 군인, 전우의 죽음을 전해 듣고 오열하는 군인, 기아의 고통에 지친 아이, 재난의 현장에서 구조된 피투성이 아이.. 그 참혹한 사진들이 시공을 넘어 차은주 가슴 속에서 공명했다.
차은주가 직접 쓴 이 노래의 가사는 그 뜨거운 공명의 흔적이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비극과 불행은 언제나 느닷없이 닥치며, 그 옆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함께 우는 것 뿐이다. 인간은 나약하므로 함께 울고, 함께 울 수 있어 거룩하다. 이 노래는 그 거룩한 연민의 고백이다. 또한 이 노래에는 차은주 개인의 실의와 좌절의 기억들이 섞여있다. 오랜 음악적 침체기를 겪으며 생긴 자신의 상처를 용기있게 바라보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기 주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노래는 세상을 위한 노래이자 차은주 자신을 위한 노래다. 차은주는 한때 손꼽히던 실력파 가수다. 화제의 재즈보컬 그룹 낯선 사람들 출신이며, 1998년과 2002년에 발표한 솔로 1,2집은 당시 트렌드를 앞서간 세련된 사운드로 음악 매니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가수 김현철과 듀엣으로 부른 ‘그대니까요’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기도" 는 차은주가 조만간 발표할 4집 앨범의 선공개 곡이다.
오랜 음악적 공백을 딛고 6년만에 발표할 4집 앨범은 차은주 음악인생의 2막1장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음악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 세상으로 나가려는, 차은주의 자기 치유와 다짐의 기록이다. "기도" 의 작곡과 편곡은 이번 4집 음반 프로듀서이기도 한 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가 맡았다. 오정수는 실험적이고 진보적 사운드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한 한국 재즈씬의 기대주다. 그가 디자인할 가요 앨범은 어떤 색깔일지 자못 기대가 크다.
세상의 모든 비극 앞에 음악은 무력하다. 음악이 할 수 있는 일은, 절망한 이들 곁에 말없이 서서 겨우 손수건 한 장 건네는 정도의 것이다. 차은주의 노래가 슬픔에 젖은 세상에 한 장의 손수건이 되기 바란다. .... ....